러시아-오스트리아 기업, 시베리아 서부 가스전 개발 합의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국과 독일을 잇는 가스관 건설 사업과 관련, 유럽연합(EU)이 미국의 반대에 굴복해 이를 반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의 회담 직후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불가리아가 EU의 압력에 무릎을 꿇고 러시아와 추진 중이던 사우스스트림 가스관 프로젝트를 포기한 데 대해서는 "우리 불가리아 동료들은 끝까지 그것을 위해 싸우겠다고 했으나 결국에는 외부의 압력에 굴복해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럽이 불가리아처럼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약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이길 원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영 기업인 가스프롬이 추진하는 '노드스트림Ⅱ'는 러시아부터 독일까지 발트해를 관통해 이어지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내년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기존 '노드스트림Ⅰ' 가스관에 새로운 두 개의 가스관을 더 뚫는 이 작업이 끝나면 러시아산 가스가 유럽 각국으로 바로 공급되며 공급량도 대폭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를 통해 EU 내 영향력 확대를 시도할 수 있고 에너지 부문에서 유럽의 러시아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는 이유로 폴란드 등 동유럽 일부 EU 회원국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미국 정부도 이 프로젝트에 반대하면서 강행할 경우 노드스트림Ⅱ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의 이런 반응에는 자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유럽 수출을 늘리려는 계산도 깔렸다.
이를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노드스트림 가스관을 통해 공급되는 러시아산 가스가 미국산 LNG를 수입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며 유럽이 더 비싼 옵션을 선택한다면 "어리석으며 낭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언제나 그랬듯 앞으로도 가장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러시아 가스프롬과 오스트리아의 에너지기업 OMW가 시베리아 서부 우렌고이 가스전 개발 사업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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