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서 야생동물 출몰…"과도한 전염병 우려 삼가고 자연 복귀 기다려야"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박쥐·너구리·꿩 등 야생동물이 출몰했다는 목격담이 이어져 적절한 대처가 요구된다.
5일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박쥐가 창문에 붙어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아파트 주민은 "박쥐 한 마리가 3일 전부터 창문 방충망에 붙어 날아가지 않고 있어 집 안에 데려와 과일을 줘봤지만 먹지 않아 다시 방충망에 놓아주었더니 떠나지 않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센터 직원들은 이 아파트로 출동, 집박쥐 한 마리를 포획해 센터에서 부상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박쥐는 건강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특이점이 없으면 조만간 자연으로 되돌려 보낼 계획"이라며 "박쥐는 자칫 접촉하다가는 자신을 공격하는 것으로 착각해 달려들 수 있으니 박쥐가 출몰하면 다가서지 말고 센터나 관계 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사례처럼 송도지역에서는 박쥐·너구리·꿩 등 야생동물이 출몰했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처법을 몰라 주민들이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주민들이 이용하는 한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박쥐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바이러스성 질병이 많이 퍼졌데요', '에볼라 바이러스가 박쥐 숙주래요' 등 박쥐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글들이 끊이지 않고 게시되고 있다.
이런 우려는 박쥐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너구리·꿩 등 야생동물이 송도지역에 출몰하면서 주민들은 신기하다는 반응과 함께 전염병 등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우려를 삼가고 야생동물들이 스스로 자연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주기를 조언한다.
정윤정 인천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센터장은 "야생동물이 출몰하는 것은 동물이 서식할 정도로 자연환경이 좋다는 방증"이라며 "아프리카 등 열대지역에서는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가진 동물이 많지만, 국내에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국내에 에볼라 바이러스를 지닌 박쥐 종은 없다"며 "도심에 야생동물이 출몰하는 것은 겨울을 앞두고 먹이활동을 하기 위한 것이지 사람을 공격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야생동물이 출몰하면 절대 접촉하지 말고 스스로 자연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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