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문중서 기탁…"초간본의 후쇄본"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한국국학진흥원은 조선 초기 목판본으로 출간된 '용비어천가'를 최근 발굴했다고 4일 밝혔다.
진흥원이 이날 공개한 '용비어천가'는 경북 영천 지역 한 문중에서 기탁받은 것으로, 권3∼권4의 1책으로 전체 5책 중에서 제2책에 해당한다.
'용비어천가'는 한글로 쓴 가장 오래된 문헌이다.
세종 때인 1447년 10권 5책 분량 목판본으로 간행됐다.
내용은 이성계 4대조인 목조에서 태종에 이르기까지 6대조와 중국 역대 제왕의 사적을 읊은 노래에 주석을 붙인 것이다.
현존하는 '용비어천가' 판본은 초간본 계열과 초간본 체제를 그대로 따른 중간본(만력본·순치본·건륭본) 정도다.
이번에 발굴한 책은 초간본의 후쇄본, 즉 초간본이 간행되고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후 같은 목판으로 찍은 책이다. 진흥원은 이번 책이 16세기 무렵 간행된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책 크기, 제책법, 판식 등이 조선 전기 판본 전형을 보여주며, 글자체는 조선 초기 유행한 조맹부의 송설체로 글씨 모양이 매우 유려하다"라면서 "결락 없이 완전하게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 전래과정이 분명해 15세기 국어학과 서지학 연구에 매주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서지학적 가치를 정리하여 국가지정문화재로 신청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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