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 적용?…해외 사례는 어떤가

입력 2018-10-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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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 적용?…해외 사례는 어떤가
미국·캐나다·일본, 지역별로 차등 적용…연령별·숙련도별 차등 적용 더 많아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을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최저임금 차등 적용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최저임금과 관련, "지역별 차별화에 대한 것도 고용노동부와 저희(기획재정부)가 내부 검토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 폭으로 일정한 밴드('범위'의 의미로 사용)를 주고 지방에 결정권을 주는 것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의 지역별·업종별 차등 적용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반발하는 경영계에서 계속 요구해온 사안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3월까지 운영한 최저임금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도 이를 논의했지만,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한동안 잠잠했다가 김 부총리의 발언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최저임금법 제4조 1항은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 이 경우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제 시행 첫해인 1988년 최저임금을 2개 업종 그룹으로 구분해 적용한 이후로는 업종별·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한 적이 없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반적인 추세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저임금을 지역별·업종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6월 3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작성한 '주요국가의 최저임금제도' 자료와 한국노동연구원의 '최저임금 제도개선 논의를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를 보면 선진국 가운데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나라는 일본과 연방제 국가인 미국, 캐나다 등이다.
일본의 경우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개정 목표치를 제시하면 각 지방최저임금심의회가 이를 참고해 최저임금액을 결정한다. 작년 10~11월 확정된 지역별 최저임금은 시간당 최저 737엔(미야자키·오키나와 현)에서 최고 958엔(도쿄도)으로 그 격차가 221엔(2천183원)이나 됐다.
일본은 업종별로도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한다. 업종별 최저임금은 지역별 최저임금이 결정된 이후 업종별로 노사의 요청을 받아 지방최저임금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되는데, 지역별 최저임금액보다 낮게 책정될 수는 없다.
미국에는 연방법인 공정노동기준법(FLSA)에 따라 결정되는 연방의 최저임금과 각 주의 최저임금 법률에 따라 정해지는 지역별 최저임금이 있다.
50개 주 대부분이 주 최저임금을 규정하고 있는데 그 수준은 연방 기준과 같거나 이를 상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로 2009년 이래 인상되지 않고 있다. 현 트럼프 정부도 최저임금 인상은 연방정부보다는 주 정부 등에서 각각의 실정에 맞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캐나다는 연방 차원의 최저임금은 없고 주별로 최저임금을 정하는데, 결정방식이 상이하다.
개발도상국 중에는 중국(직할시, 성, 자치구에서 결정), 인도네시아(주 및 시군구별 결정), 말레이시아(2개 지역으로 구분), 베트남(4개 지역으로 구분), 필리핀(17개 지역으로 구분) 등이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데, 이는 지역별 개발 편차가 매우 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국가는 업종이나 직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선진국 중에는 일본, 캐나다, 호주, 그리스 등이 있으며, 개발도상국 중에는 멕시코,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이 업종별로 차등 적용한다.
서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차등 적용을 도입한 그리스의 경우 사무직과 비사무직(노동기술직) 등 2개 직종으로 나눠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으며, 호주는 약 122개 직업군에 대해 직업별 최저임금을 규제하고 있다. 태국은 12개 기술직종에 대한 최저임금을 따로 책정하며, 필리핀은 업종 및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선진국 중에는 지역이나 업종보다 연령·숙련도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국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편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15~21세 근로자는 연령에 따라 성인 최저임금의 30~85% 수준인 청소년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또 연금을 받는 고령 근로자, 장애원조 수당을 받는 장애근로자 등은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않는다.
영국은 25세 이상, 21~24세, 18~20세, 16~17세 등 연령별로 최저임금이 차등 적용되며, 그리스는 근속 기간과 결혼 여부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칠레는 18세 미만 근로자와 65세 이상 근로자에게는 최저임금의 74.6%를 지급하면 된다.
이외에 벨기에,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파라과이, 이스라엘, 뉴질랜드 등이 연령별 혹은 숙련도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hisun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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