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저널 '사이언스', 토성탐사선 카시니호 최후 임무 분석 결과 공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태양계 행성에서 큰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인 토성의 고리들이 얼음 외에 메탄,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등 다양한 물질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물질이 계속 토성 대기층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5일 토성탐사 특집호에서 토성탐사선 카시니호(號)가 지난해 토성 대기권에 충돌하며 생을 마치기 전 보내온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논문 6편을 공개했다.
카시니호는 지난해 9월 15일(미국시간) 토성과 고리 사이의 틈으로 하강하면서 그동안 근접 탐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화려한 고리들 안쪽과 토성 대기권을 탐사, 그 데이터를 지구로 보낸 뒤 불타면서 20년의 탐사 여정을 마쳤다.
'사이언스'는 "카시니호가 최후 임무 '그랜드 피날레'에서 토성과 고리 사이 좁은 틈으로 내려가면서 토성 대기 상층부 관측 자료를 보내왔다"며 "이를 분석한 논문들은 이전에 탐사되지 않은 영역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캔자스대 토머스 크레이븐스 교수팀은 카시니호가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화성 대기와 고리 구성물질과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분석했다.
카시니호에 탑재된 이온·중성 질량 분광기(INMS)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맨 안쪽 고리인 D-고리로부터 토성 대기 상층부로 물과 메탄,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질소 분자, 이산화탄소가 규칙적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리에서 대기로 유입되는 물질들로 인해 토성의 대기가 계속 변하고 있다며 이는 화학적으로 복잡한 유기물이 풍부한 물질들이 토성 대기로 유입돼 토성 대기의 이온층과 열권의 구조와 구성이 점차 바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크레이븐스 교수는 "이 분석에서 대부분 얼음이라고 생각했던 고리의 구성물질이 화학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점과 고리에서 토성 대기로 떨어지는 이들 물질의 양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D-고리의 구성물질들이 토성 대기 상층부로 떨어지는 양이 초당 1만㎏ 정도로 예상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이 고리의 수명이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짧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볼더 콜로라도대 대기·우주 물리연구소 연구팀도 고리들에서 토성으로 떨어지는 먼지 입자의 구성을 분석, 크기가 최대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m)인 얼을 알갱이와 규산염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ICL) 미셸 도허티 교수팀은 토성에 근접해 통과한 카시니호를 이용해 토성의 자기장 구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토성의 자기장의 극 방향은 지리적 극방향과 불과 100분의 1도 이하만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극과 지리적 극이 11도 기울어진 지구와는 매우 다른 것이다.
도허티 교수는 또 토성의 내·외부 자기장을 측정해 작은 크기의 자기 구조를 확인했다며 이런 작은 자기 구조는 토성 내부에 복잡하고 여러 층으로 된 역학적 프로세스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토성의 자기장은 애초부터 기묘했는데 분석 결과는 이를 더욱 기묘해 보이게 한다"며 "카시니호의 탐사임무는 1년 전에 끝났지만 그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데에는 앞으로 수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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