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단체 수뇌부 표적감시로 문닫게한 '피자에땅' 14억대 과징금

입력 2018-10-07 12:02  

점주단체 수뇌부 표적감시로 문닫게한 '피자에땅' 14억대 과징금
가맹점주협의회 회장·부회장 주 2∼3회 점검…계약 미준수사항 찾아내 해지
협의회 활동자 블랙리스트도…가맹점주 509명에겐 홍보전단지 구매 강제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주협의회 설립을 주도한 수뇌부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에땅'이 15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에땅'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억6천7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에땅은 1999년 피자에땅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시작했으며, 작년 말 기준 가맹점은 281개, 매출액은 398억원을 기록한 피자 브랜드 업계 3위 업체다.
에땅은 2015년 3월 각각 회장과 부회장으로 '피자에땅 가맹점주협회' 설립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인천 부개점과 구월점에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다.
에땅은 두 개 매장에 위생점검 등을 사유로 2개월 동안 각각 12회와 9회 매장 점검을 했다. 주 2∼3회가량 점검을 통해 적발한 발주 물량 차이와 같은 계약 미준수 사항 등을 내세워 가맹 계약 관계를 끝냈다.
가맹거래법은 점주 단체 구성·가입 활동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에땅이 1차로 두 개 매장을 '관리매장'으로 지정하고, 2차로 이례적으로 많은 매장 점검을 통해 발견한 소소한 미준수 사항으로 거래 단절을 한 것은 법률 위반이라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에땅은 점주 단체를 해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12명에 달하는 내부 인원을 점주 모임에 투입해 구성원 명단(블랙리스트)을 작성하는 등 체계적인 감시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땅은 모임에 참석한 16개 점포에 대해서는 별도로 매장 등급 평가 때 등급 분류(A∼E)에 없는 F 등급을 주기도 했다.
아울러 에땅은 2005년부터 가맹 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주 509명에게 홍보전단지를 자신을 통해서만 사도록 강제한 혐의도 받는다.
가맹사업법은 상품 동일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품목에 한해 정보공개서를 통해 미리 알렸을 때만 이러한 행위를 허용하지만, 홍보전단지는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
에땅은 이 밖에 가맹희망자에게 점포 예정지에 가장 인접한 가맹점 10개의 상호·소재지·전화번호 등 현황정보를 계약 체결일로부터 14일 이전에 문서로 알려야 하지만 2015년 5월 이를 따르지 않았다.
행위별 부과 과징금은 ▲ 가맹점주 불이익 5억원(정액 과징금 최고액) ▲ 홍보전단지 구매 강제 9억6천700만원이다.
현재 국회에는 가맹점 사업자단체 신고제를 도입하고, 신고 단체가 가맹본부에 거래조건 협의를 요청하면 반드시 응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가맹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가맹점주단체의 법적 지위가 향상돼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공정위는 이 개정안이 입법화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유영욱 공정위 가맹거래과장은 "공정위가 점주 단체 활동을 이유로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준 사례를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가맹분야 불공정거래 행태를 면밀히 감시하고 위반 행위를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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