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전량 납전지의 2배, 작전반경·활동시간 대폭 향상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해상자위대가 발주한 최신예 잠수함 '오류'가 4일 미쓰비시(三菱)중공업 고베(神戶)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가졌다. '오류'는 잠수함으로는 처음으로 리튬이온 전지를 탑재했다. 축전용량이 크게 늘어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 훨씬 더 오랜 시간, 잠수 항해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이 잠수함은 일본 해상자위대가 2005년부터 건조해온 디젤 구동식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소류' 기반의 11번째 잠수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적자 해소를 내세워 일본 정부에 무기수입 확대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혁신을 통해 자국 방위산업을 지키려는 일본 방산업계의 노력의 하나로 평가된다.
신형 잠수함은 디젤엔진을 가동해 발전한 전기를 축전해 실제 작전이나 전투시에는 전지의 전력만으로 함정을 구동한다. 엔진소리를 없애 상대방이 탐지하기 어렵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진수한 오류는 기존 납전지를 고성능 리튬이온 전지로 바꿔 탑재함으로써 행동반경과 수중 작전시간을 대폭 늘렸다. 리튬이온 전지는 일반적으로 크기와 개수가 같을 경우 축전용량이 2배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류는 길이 84m, 기준배수량 2천950t으로 2020년 3월에 해상자위대에 인도될 예정이다.
일본 방산업계는 미국의 무기수입 확대 압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제 무기 수입이 늘면 국내기업의 수주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달 하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제를 포함해 고성능 무기를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수입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일본의 미제 무기구입은 유상군사원조(FMS) 방식이 늘고 있다. 완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와 같은 고성능 무기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일본 국내 방산업체의 참여기회는 줄어든다. 일본의 FMS 조달액은 2011년까지는 1천억 엔(약 1조 원) 이하였으나 2018 회계연도에는 4천억 엔을 넘어섰다.
이에 비해 무기수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이 건조한 소류형 잠수함의 호주 수출을 추진했지만 2016년 프랑스에 밀려 수주에 실패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인 F2전투기의 후계 전투기의 국산화 여부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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