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가을철 암벽등반을 즐기던 동호인들의 추락 사망사고가 잇따라 주의가 당부 된다.
5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2시 2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수락산 내원암장에서 암벽등반을 하던 A(55·여)씨가 약 2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시 50m 높이 암벽에서 로프에 몸을 의지해 내려오다 중간 지점에서 멈춰 섰다. 몸에 고정된 로프를 풀고 약 50cm 옆에 걸려 있던 다른 로프를 자신의 등반 장비에 걸기 위해 시도하는 과정에서 A씨는 추락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기존에 고정된 로프를 왜 풀고 다른 로프로 갈아타려 했는지는 설명이 힘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1시께 도봉산 선인봉 근처에서도 암벽등반을 하던 전모(56) 부장검사가 추락해 숨졌다.
사고 당시 전 부장검사는 동료 B(49·클라이밍 강사)와 함께 로프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무에 로프를 1차로 맸고, 2차 매듭 작업 확인 과정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받았다"며 "통화 중 갑자기 매듭이 풀리는 소리가 나면서 전 검사가 추락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매듭이 갑자기 풀린 경위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안전 수칙이 조금이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아무리 숙련자라도 사고를 당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한 암벽등반 전문가는 "암벽등반 도중 전화 통화는 동호인들 사이에서 절대 금기시될 정도로 위험하며, 하강 중 다른 로프로 갈아타는 행동은 상상조차 힘든 일"이라며 "기본적인 안전 수칙만 지켜졌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이들은 모두 경력 5년 이상 암벽등반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로프를 타는 암벽등반은 숙련된 구조대원도 한순간 방심으로 추락할 수 있다"며 "특히 하강 중 방심하거나 자신의 실력을 과신해 안전에 소홀하면 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매뉴얼을 준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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