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세계태권본부를 자처해온 국기원이 각종 의혹에 휩싸인 오현득 원장과 제구실을 못 하는 이사회 탓에 개혁 요구에 직면한 가운데 국기원 노동조합은 현 이사회가 주도하는 발전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국기원 노조가 5일 낸 입장문에 따르면 발전위원회는 전날 노조에 공문을 보내 위원회에 참여할 위원 1인을 단 하루의 시간을 주고 추천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노조는 국기원을 위한 이사진의 대승적 결단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발전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국기원은 지난달 20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국기원의 이승완 원로회의 의장과 김영태 이사, 외부에서 영입한 1인 등 총 세 명을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국기원 이사, 법조인, 국기원 노조, 교수, 언론인, 유관단체 관계자 등 10인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발전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발전위가 이사장, 원장, 이사 등 임원 선출 및 제도 개혁방안을 앞으로 3개월 동안 마련하지 못하면 이사진이 총사퇴하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노조는 각종 비위 혐의로 국기원의 위상을 실추시킨 오현득 원장과 그의 사퇴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는 이사진이 발전위를 구실로 이사직을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 원장은 공금횡령, 업무상 배임, 직원채용비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부터 경찰 수사를 받아왔고 최근에는 성추행, 살인교사 등 혐의로 고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태권도 단체가 꾸린 태스크포스(TF)에서 도출한 국기원 정관 개정안에 따라 새로운 원장 선임절차를 마무리 지은 후 원장직을 사임하겠다고 조건부 사퇴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노조는 발전위 불참과 함께 오 원장의 조건없는 즉각적인 사퇴를 다시 촉구했다. 국기원 이사진 역시 올해 안에 국기원 개혁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사퇴하라는 것이 노조의 요구다.
아울러 발전위와 문체부 주도 TF에 위촉된 위원은 향후 3년 동안 국기원 임원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발전위에는 정관 개정 인가권을 쥔 문체부 관계자를 포함하는 것은 물론 위원들 명단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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