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더비 경매 나온 뱅크시 작품 14억원에 낙찰 뒤 저절로 찢어져

입력 2018-10-06 21:02   수정 2018-10-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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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 경매 나온 뱅크시 작품 14억원에 낙찰 뒤 저절로 찢어져
액자 틀에 설치된 기계장치 작동…뱅크시가 직접 설계한 것으로 추정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00만 파운드(14억8천만원)가 넘는 고가에 팔린 그림이 경매 직후 저절로 찢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액자에 설치된 기계장치에 의해 그림을 담은 캔버스천이 가늘게 잘렸는데, 작가가 이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저녁 소더비의 현대미술 판매전에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가 등장했다.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거리예술가로 불리는 뱅크시는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 등에 그라피티(낙서처럼 그리는 거리예술)를 남기는가 하면,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로 유명하다.
당초 이날 경매에 부쳐진 뱅크시의 작품 가격은 20만∼30만 파운드(한화 약 2억7천만∼4억4천만원) 정도로 추정됐는데, 경매수수료를 포함해 104만2천 파운드(약 15억4천만원)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전화로 경매에 참여했다.
그러나 경매 직후 캔버스천이 액자 밑을 통과하면서 여러 개의 가늘고 긴 조각으로 찢어졌다.
액자 프레임에 특별한 가계장치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됐다.
[로이터 제공]
이 작품은 뱅크시의 작품 판매를 주관하는 '페스트 컨트롤'(Pest Control)에 의해 진품으로 인정받았으며, 판매자가 2006년 직접 뱅크시로부터 획득한 것이라고 소더비 측은 설명했다.
소더비의 수석디렉터인 앨릭스 브란크칙은 "작가의 작품 중 거의 최고가를 기록하자마자 그림이 자동으로 찢기는 처음 있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경매와 관련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소더비 측은 누군가가 리모컨으로 액자 내 기계장치를 작동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뱅크시가 경매 현장에서 직접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FT는 전했다.



작품에 손상이 가해진 만큼 일반적으로 구매자는 이를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뱅크시의 작품이라는 점, 미술계 역사상 희대의 장난이 더해진 작품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 오히려 가치가 증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더비는 성명을 통해 "낙찰자와 얘기를 하고 있으며, 낙찰자 역시 매우 놀랐다고 한다"면서 "다음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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