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노동자당 대선후보 전략 지휘…대선 결과에 정치적 운명 갈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 아이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대선 1차 투표일인 7일(현지시간)로 수감 6개월째를 맞는다.
룰라 전 대통령은 부패혐의로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올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올해 대선은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의 새 주인을 선출하는 것 못지않게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룰라 전 대통령은 수감 상태에서도 대선의 최대 변수로 인식됐다. 수감 중에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고수하며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다.
연방선거법원의 판결에 따라 대선 출마가 좌절되고 나서는 자신을 대신해 좌파 노동자당(PT) 대선후보가 된 페르난두 아다지 캠프의 선거 전략을 옥중에서 지휘했다.
그러나 아다지 후보가 룰라의 정치적 자산을 그대로 물려받기에는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지난 4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극우 성향의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의 지지율은 35%로 나왔다. 아다지 후보는 22%로 13%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투표 의사를 밝히지 않거나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는 유권자를 제외한 유효 득표율은 보우소나루 후보 39%, 아다지 후보 25%로 나왔다.
이에 따라 보우소나루 후보가 막판 대세론에 편승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해 당선을 확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룰라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를 100% 믿지 말라"며 아다지 후보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선투표에 진출하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조언도 했다.
여론조사에서 나온 결선투표 예상득표율은 보우소나루 후보 44%, 아다지 후보 43%로 승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대선에서 아다지 후보가 승리하면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아다지 후보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를 통해 "룰라 전 대통령은 사면이 아니라 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나기를 바라고 있다"며 사면 추진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자신이 집권하면 룰라 전 대통령을 국정에 참여시키겠다고 말해 여러 해석을 낳았다.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대선에 승리하면 룰라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고 말해 룰라 국정 참여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주제 안토니우 지아스 토폴리 연방대법원장은 "특정인을 위한 사면은 없을 것"이라며 룰라 전 대통령 사면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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