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관광 활성화로 북한 숨통 틔워줘…체육·영화 교류도 활발
소식통 "내년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 김정은 방중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지난해 북중 관계가 혹독한 찬바람에 시달리던 것과 달리 지난 6일 북중 수교 69주년을 맞은 올해는 세 차례 북중 정상 회동을 계기로 전략적 밀월 관계가 가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최근 자가용을 이용한 대북 관광까지 전면 허용하고 북중 접경 교역 및 인도적 지원 명목의 대북 물자 공급을 활성화하면서 미국이 강조하는 유엔 대북 제재의 틈새를 파고들며 북한의 숨구멍을 틔워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북한 또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있어 중국이란 카드를 활용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 차례나 방중하는 등 북중 관계는 지난해 북한 핵·미사일 실험으로 인한 냉탕에서 올해는 온탕으로 바뀌며 급진전하는 모습이다.
7일 베이징 소식통과 코트라 등에 따르면 북중 양국은 지난 6일 수교 69주년을 맞아 서로 축하했으며 중국은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중국 고위급 인사를 포함한 체육대표단 등을 파견할 예정이다.
궈중원(苟仲文) 중국 국가체육총국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체육대표단이 북한 체육성의 초청으로 방북해 북중 친선 농구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 5일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베이징에서 만나 한반도 문제와 더불어 북중관계 강화를 논의했다.
내년 북중 수교 70주년을 즈음해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을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중국 건국 70주년 대규모 열병식에 초청해 양국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할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올해 세 차례 북중 정상 회동에 이어 북한 정권 수립일에 중국이 상무위원을 보내는 등 전략적인 관계 복원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내년은 중국 건국 70주년인 데다 북중 수교 70주년도 겹쳐 중국의 대규모 열병식에 김정은 위원장이 초청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북중 수교 69주년을 맞아 '혈연'으로 맺어진 북중 친선이 영원할 것이라고 보도하자 중국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이런 내용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북중 관계가 변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올해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세 차례나 만나면서 일종의 전략적 밀월 관계가 형성된 상태로 지난 5월 북한 노동당 대표단 참관단이 방중해 중국 전역을 둘러본 뒤 양국간 협력이 긴밀해지고 있다.
북한 정권 수립일인 지난달 9일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은 무산됐지만, 중국은 지도부 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특별 대표로 보내며 북중 관계 강화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중국의 대북 관광 활성화와 문화 교류, 경협 가능성 타진이다.
미국이 유엔 대북 제재 강화를 부르짖는 상황에서 북한에 외화벌이해줄 수 있는 수단이 관광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독자 제재 형식으로 대북 관광을 제한했던 중국은 올해 들어 전면 허용하면서 평양-다롄 등 항공 노선이 늘었으며 최근에는 자가용 여행까지 등장했다.
자가용을 이용한 북한 여행은 하얼빈철도여행사에서 출시했으며 훈춘(琿春)-권하(圈河) 세관을 거쳐 방북해 사흘간 머무는 일정으로 자가용에 타서 패키지 관광을 하는 형식이다. 그동안 철도나 항공, 버스 등에 국한됐던 대북 관광이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월 1천~2천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평양 여행에 나서 평양의 주요 관광지는 중국인들로 가득 찬 상황이다. 북한 관광객의 60~70%는 50세 이상 중노년층으로 북한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상품에 매혹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접경 지역인 훈춘에서는 국경을 넘어 북한에서 해산물 식사를 하고 기념물을 사서 돌아오는 당일치기 여행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북 제재로 중국에서 급감했던 북한 식당 또한 최근 다시 기지개를 피면서 업무 명의를 중국인으로 바꾸고 모란관 등이 속속 영업 재개에 나섰으며 베이징에도 북한 식당 대성산관 분점이 생겼다.
지난달 말에 열린 평양 국제영화제에서는 중국 영화 '차이성팡'이 조직위원회 특별상을 받았고 북중 영화 합작이 논의됐다.
아울러 최근 북중 접경지역인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에서 '옌지·두만강 국제투자무역상담회'라는 대규모 국제무역 행사가 열리는 등 북중간 경협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타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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