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당선되면 7번째 임기…영어권 지역 긴장 고조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36년 장기집권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7일(현지시간) 오전 대통령 선거 투표가 시작됐다고 AFP,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대선에는 집권당 카메룬 국민민주운동(CPDM) 후보인 폴 비야(85) 현 대통령을 비롯한 9명이 출마했다.
유권자는 약 650만 명이다.
외신은 야권에 강력한 후보가 없다며 비야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야 대통령은 적도기니를 1979년부터 통치하는 테오도르 오비앙 은게마 대통령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장기 집권 중인 지도자다.
그는 총리를 거쳐 1982년 11월부터 약 36년 동안 카메룬을 집권했고 이번에도 당선되면 7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앞서 2008년 임기를 연장하려고 헌법에서 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했고 2011년 대선에서는 77.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비야 대통령은 이번 선거운동 기간 유권자들에게 국가를 현대화하고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그가 고령인 점 등을 이유로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한 유권자는 최근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비야 대통령이 지쳤다며 "그는 시골에서 손주들과 놀면서 조용하게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AFP는 카메룬의 영어권 지역에서 투표가 제대로 진행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영어를 사용하는 '앵글로폰'(Anglophone) 지역의 분리주의자들은 이번 대선을 방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카메룬은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인정하지만, 전체 인구의 20%에 불과한 영어권 주민은 자신들이 핍박받는다며 반발해왔다.
2016년부터 앵글로폰 지역에서는 항의 시위와 경찰관 살해 등의 폭력사태가 이어졌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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