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끝내기 안타 쳤을 때는 "연장전 하고 싶지 않아서"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개인 첫 끝내기 홈런을 치고 팬들 앞에서 선 박건우(28·두산 베어스)가 장난스럽게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날도 추운데 동료들이 감기 걸릴 것 같아서요."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고도, 승리 시계를 멈추지 않는 두산 선수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팬들은 박건우의 농담 섞인 소감에 더 크게 웃었다.
박건우는 7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 4-4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1, 2루에서 상대 마무리 윤석민의 시속 132㎞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담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쳤다.
두산이 시즌 90번째 승리(59패)를 확정한 순간이었다.
KIA는 10회말 1사 2루에서 최주환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박건우를 상대했다. 박건우는 홈런으로 답했다.
박건우가 끝내기 홈런을 친 건, 개인 처음이다.
박건우는 "홈런을 치면 항상 기분이 좋다. 최주환 선배가 끝냈으면 했는데 내게 찬스가 왔고, 자신 있게 휘둘렀다"고 타석에서의 순간을 떠올렸다.
끝내기 안타는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세 번째다. 박건우는 2015년 10월 10일 잠실에서 치른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3이던 10회말 1사 2루, 대타로 등장해 끝내기 우전 적시타를 쳤다. 그리고 올해 9월 26일 잠실 넥센전에서 8-8이던 9회말 1사 1, 2루에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경기를 끝냈다.
9월 26일 넥센전 끝내기 안타를 쳤을 때 박건우는 "연장전을 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두산은 9월 25일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박건우는 "팀이 순위 싸움을 하고 있을 때 이렇게 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올 시즌 첫 끝내기 안타와 개인 통산 첫 끝내기 홈런이 정규시즌 우승이 결정된 후에 나온 걸,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박건우는 올해 타율 0.326, 12홈런, 7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또한 조금 남은 아쉬움을 풀 기회도 있다.
박건우는 "시즌 마무리 잘 하고, 한국시리즈 준비도 잘 하겠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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