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 경쟁에 6년 차 배선우(26) 변수가 등장했다.
배선우는 7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네번째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4타차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두번째 우승을 따낸 배선우는 단숨에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서며 상금왕 경쟁에 합류했다.
오지현(22), 최혜진(19), 이정은(22) 3파전이던 상금왕 경쟁 구도가 배선우가 포함된 4파전 양상으로 급변했다.
배선우도 상금왕에 대한 의욕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내가 톱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늘 쫓아가는 처지였다"고 운을 뗀 배선우는 "상금왕이라는 게 노린다고 되는게 아니다"라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배선우는 "그러나 기회가 오면 잡겠다"고 말했다.
배선우의 이런 태도는 올해 달라진 근성에서 비롯됐다.
배선우는 "2016년에 2번 우승은 열심히 노력한 내게 선물 같이 주어졌다"면서 "올해 2승은 내가 만들어낸 우승"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제는 어떻게 해야 우승하는지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닌 게 아니라 배선우는 올해 승부사로 거듭났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는 최종 라운드에서 무려 8타차를 따라붙어 연장전 끝에 시즌 첫 우승을 따냈고 이번 대회에서는 최종일에 4타차 역전극을 썼다.
배선우는 "승부사라는 말은 아직 어울리지 않는다. 아직도 마음이 여린 편"이라면서도 "그래도 기회가 오면 낚아채는 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 역전 우승도 기회를 오자 과감하게 낚아챈 결과였다.
"11번홀 버디를 할 때까지는 3등은 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12번홀부터 경쟁자들이 무너지는 걸 보고 스멀스멀 우승 기운이 오는 듯했다"는 배선우는 "(승부처가 된) 16번홀 버디는 꼭 잡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16번홀 버디는 15번홀에서 3퍼트 보기를 한 다음에 나왔고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타였다.
"기술적인 변화보다는 확실히 정신력이 강해졌다"고 자평한 배선우는 "코스에서 혼잣말로 자신을 다독이다 보면 자존감과 자신감이 생긴다"고 소개했다.
한때 '준우승 전문가'로 불렸던 배선우는 "남들은 달갑지 않은 별명이라고들 하는데 준우승을 많이 해봤기에 우승도 할 수 있는 것이라 여긴다"고 활짝 웃었다.
배선우의 목표는 메이저대회 2연승이다.
앞으로 남은 3개 대회 가운데 2개 대회에 나서는 배선우는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시즌 마지막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이 욕심난다"고 밝혔다.
또 배선우는 11일부터 출전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톱10 입상이 최우선 목표지만 우승하면 좋긴 하겠다"고 속마음을 내비친 배선우는 "내 수준을 가늠해보는 무대로 삼겠다. 공격적으로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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