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제2차 북미정상회담 조기 성사 기대한다

입력 2018-10-07 22:46  

[연합시론] 제2차 북미정상회담 조기 성사 기대한다

(서울=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7일 반나절 방북을 마치고 곧바로 방한했다.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저녁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 김 위원장 면담 결과를 설명했다.

북미 양측이 아직 협상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밝은 표정으로 언급한 내용으로 미뤄볼 때 양측이 이견의 폭을 의미 있게 좁힌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북한 방문에서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오늘 또 한걸음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도 백화원 영빈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오찬을 함께 하며 "오늘은 양국(북미)의 더 좋은 앞날을 기약하는 매우 좋은 날"이라고 했다고 한다.

청와대의 전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열기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북미 양측이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이른 시일 내에 협의하기로 했다고 한다. 3개월 전 '빈손 방북' 논란이 일었던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결과와 비교하면 북미 양측이 대화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여 고무적이다.

북미 양측이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이견을 좁혔다면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도 여기에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지만 제3자처럼 북미대화를 지켜봐야만 했던 과거와 대비된다. 그동안 북미 양측은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완전한 핵 신고시 종전선언 가능'이라는 미국측 입장과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한 북한의 입장이 맞서 한동안 진전이 없었다. 이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근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의 1단계 조치로 영변의 5㎿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우라늄농축시설 등을 폐쇄하고, 이에 상응해 미국은 종전선언을 수용하라는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직후 곧바로 문 대통령을 예방했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측이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을 인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의 최종 종착지라 할 수 있는 '평화협정'까지 언급한 것은 평화협정으로 가는 징검다리라 할 수 있는 종전선언에 대한 북미 간 의견이 접근했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높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전인 지난 5일(현지시각) 기자들에게 "우리는 최종상태에 도달하면 평화협정에 사인해야 하고, 중국은 그 일원이 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중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래서 9일 중국으로 향하는 그의 동선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북한과 한·중·일을 방문하는 폼페이오의 이번 행보가 한반도 평화정착의 획기적인 전기가 되고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기 성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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