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훙웨이 총재, "뇌물수수" 혐의…저우융캉 발탁 따른 숙청설도
중국서 최근 고위관리·기업인·유명인 등 부패조사 잇따라
(파리·서울=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김기성 기자 = 지난달 하순 이후 연락두절 상태인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Interpol)의 중국 출신 총재가 중국 반부패 당국에 전격적으로 체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체포 사실이 공개된 직후 총재직에서 물러났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늦은 밤 웹사이트를 통해 인터폴의 멍훙웨이(孟宏偉·64) 총재가 법을 위반해 반부패 당국인 국가감찰위원회의 감시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AP와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멍 총재는 지난달 25일 모국으로 출장을 간다고 나간 뒤 연락두절 상태였으며, 인터폴은 실종과 관련해 중국에 명확한 입장을 요구해왔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조직은 중국의 공무원 수사와 관련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력한 반부패 캠페인을 수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조직이 시 주석의 정적 제거에 활용되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중국 공안부는 8일 홈페이지를 통해 멍 총재가 뇌물수수 혐의로 국가감찰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개했다.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은 이날 새벽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안부 당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멍 총재의 비위혐의 사실을 통보하면서 공안부 조직이 일체의 동요 없이 당의 반부패 조사를 옹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의 발표 직후 인터폴은 멍 총재가 총재직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인터폴은 다음 달 새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며, 이때까지 한국인인 김종양 인터폴 집행위원회 부총재가 총재대행을 맡는다.
김 대행은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기지방경찰청장을 거쳐 2015년 인터폴 부총재에 당선됐다.
중국 당국의 체포 발표는 멍 총재 부인이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편이 위험에 처했다며 국제사회에 관심을 촉구한 직후 나왔다.
멍 총재의 부인 그레이스 멍은 기자회견에서 남편이 출장을 간다면서 집을 나간 직후인 지난달 25일 남편으로부터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음을 의미하는 칼 모양의 이모티콘을 메시지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를 받기 몇 분 전에는 "내 전화를 기다려라"는 문자도 받았다면서 남편이 "매우 바쁜 사람이지만 우리는 매일 연락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스 멍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뒤로 돌아선 채 울먹이면서 준비한 원고를 중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읽었고, 사진 촬영도 허락하지 않았다. 멍 총재는 부인 및 두 아들과 함께 프랑스에서 지내왔다.
멍 총재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2016년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4년 임기 인터폴 수장으로 선출됐을 때 국제인권단체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당시 국제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멍 총재의 지위를 이용해 해외의 반체제 인사들을 추적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그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발탁한 인사라는 점을 지적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멍 총재는 2004년 저우에 의해 공안부 부부장에 임명됐으며, 지금도 그 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저우의 잔존세력을 대상으로 한 대숙청 소문이 있다며 멍훙웨이가 그중 한 명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저우는 2015년 뇌물수수와 권력남용, 고의적인 국가기밀 누설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1949년 중국의 신정부수립 이래 사법부의 단죄를 받은 첫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다.
중국 당국은 이후로도 그의 영향력을 뿌리 뽑으려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중국에선 최근 고위 관리를 비롯해 억만장자 기업인, 유명인 등이 갑자기 대중 시야에서 사라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톱스타 판빙빙(范氷氷)이 탈세의혹 이후 대중 시야에서 돌연 사라졌다가 세무당국으로부터 최대 8억9천여만위안(1천437억여원)에 달하는 세금과 벌금을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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