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송유관공사 "창사 27년만에 처음 화인 추정 못 해"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7일 경기도 고양시의 저유소에서 발생한 폭발 화재가 17시간 만인 8일 오전 4시께 완전히 진화돼 관계 당국이 합동 현장감식에 들어갔지만 화재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오전 11시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 가스·전기안전공사 관계자들이 회의했고, 낮 12시 40분부터 현장감식에 들어갔다.
현장감식은 설비 결함이나 기계적 오작동이 있었는지와 다른 외부적인 요인이 있는지 등 폭발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송유관공사 측도 "화재 원인을 추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조영완 대한송유관공사 팀장은 "창사 27년 이래 탱크 폭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재로서는 화재 원인에 대해 뭐라 말한 단계가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2015년부터 경인 지사의 안전관리 시설 투자에 공을 많이 들였다"면서 "해마다 150억원 가량을 투입, 낡은 송유관 교체와 탱크 주변 배관 등을 교체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11년마다 탱크를 개방, 탱크 내 부식 등을 점검하고, 가스안전공사로부터 2년마다 정기 안전점검, 공사 자체적으로 1년마다 한번씩 탱크 안전점검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6월 자체 안전점검을 벌였고, 추석 직전에도 추가 안전점검을 벌여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었다"고 덧붙였다.
평소 탱크 주변이 무인경비 시스템으로 운영돼 감독이 소홀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무인 시스템이더라도 직원들이 수시로 순찰을 돌고 있으며 상황실의 많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통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저유소 주변 고속도로 공사 현장의 발파작업이 폭발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조 팀장은 '가능성이 작다'고 답변했다.
그는 "최근 며칠간 하루 평균 3회 정도 발파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탱크 내부 진동 등으로 불이 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이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폭발 직후 탱크 내부에 설치된 '폼 액 원격 반자동 분사 시스템'의 오류나 지연작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사 측은 매뉴얼대로 대응했다고 부연했다.
조 팀장은 "불인 난 탱크 안쪽에 소화설비 2기가 화재 직후부터 1시간 30분 동안 폼 액 6천ℓ를 뿌리며 정상 작동했다"며 "직원이 폭발음을 듣고 폐쇄회로(CC)TV로 확인 후 곧바로 스위치를 눌러 소화설비를 작동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발 후 워낙 불길이 거세 초기 진화가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오전 10시 56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 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탱크에 있던 휘발유 440만ℓ 중 남은 물량을 다른 유류 탱크로 빼내는 작업과 진화작업을 병행한 끝에 17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 58분께 완전히 꺼졌다.
총 180만ℓ의 기름이 다른 탱크로 옮겨졌고, 260만ℓ는 연소했다. 다른 탱크로 옮겨진 기름은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n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