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성 유머와 어색한 연기 등 '총체적 난국'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B급유머'를 표방하며 큰 화제 속에 출발한 'YG전자'가 공개되자마자 거센 논란에 직면했다.
저급한 개그 코드, 성희롱, 성범죄 희화화,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과도한 조롱 등으로 일각에선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목소리까지 있다.
YG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함께 지난 5일 공개한 'YG전자'는 빅뱅의 승리가 주인공으로 나선 시트콤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양현석 회장의 눈에 찍혀 기피 1순위 부서인 'YG전략자료본부'(이하 'YG전자')로 좌천된 승리가 위기의 YG를 살려내고 다시 양 회장 품으로 돌아가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자체도 '승츠비' 승리의 이미지와 어우러지는 재미 요소였다.
'UV 신드롬', '음악의 신' 박준수 PD가 연출한다는 점에서 B급 정서를 제대로 담아낼 것이라 많은 시청자는 예상했다.
그러나 공개된 'YG전자'는 B급이라기보단 D급에 가까웠다.
먼저 성희롱이나 성범죄 희화화가 문제가 됐다. 성희롱이나 성범죄 장면이 등장하지만, 그에 대해 비판 의식 없이 단순히 웃음 코드로만 소비한다.
'YG전자'에서는 YG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 앞에서 팬이라는 한 남성이 사인을 받는다며 상의를 갑자기 탈의한다. 블랙핑크 멤버들을 그를 피하기 바쁠 뿐이다.
여성 직원이 그룹 아이콘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자는 모습을 몰래 찍고 승리가 제지하자 별다른 문제의식도 없이 "건강해 보여서"라는 성희롱 발언까지 내뱉는다.
이밖에도 위너가 '진짜 x되고 싶어',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등 저급한 문구를 쓴 팬티를 선물 받는 장면도 등장한다.
소속 가수들을 조롱하는 듯한 이 같은 장면 때문에 일부 팬들은 'YG전자' 불매에 나서기도 했다.
YG를 둘러싼 논란도 단순히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소속 연예인들의 마약 관련 범죄 등을 개그 코드로 사용하는 데 그쳤다.
약물 검사를 받기 위해 소속 연예인들을 탈의시킨 뒤 수치스러운 검사를 받게 하고, 마약류 밀반입으로 물의를 빚은 박봄이 등장하기도 한다.
등장하는 아티스트들의 어색한 연기도 몰입을 방해한다. 대부분 전문 연기자가 아닌 출연자들은 극과 괴리한 듯한 표정과 행동을 보여준다.
이를 'B급 정서'로 생각하고 넘어가기엔 무리가 있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슬랩스틱' 요소가 곳곳에 들어있지만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막무가내다.
지나친 비속어 사용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극 중 인물이 겪는 황당한 상황에서 비속어를 쓰는 것이 몰입 요소가 될 수는 없다.
특히 'YG전자' 15세 관람가라는 점에서 비속어 사용이나 성범죄 희화화 등은 더 문제가 된다.
다만 블랙핑크, 위너, 아이콘, 유병재, 유인나 등 YG 연예인들과 원더걸스 출신 선미, 에이핑크 손나은 등 연예인이 대거 출연해 우선 눈요기는 된다.
YG는 여러 논란에 대해 따로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개국에 공개된 만큼 국내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YG전자'를 전 세계인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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