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기자회견…"전 세계가 집단 학살·성폭력에 맞서 싸워야"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나디아 무라드(25)는 8일(현지시간) "나의 소망은 자신의 성폭력 경험을 이야기하는 모든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고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라드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답했다고 AP와 AFP 통신이 보도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로 갖은 고초를 겪었던 무라드는 "그들(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안심하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 출신인 무라드는 2014년 IS의 공격으로 가족을 잃고 성노예로 끌려갔다가 3개월 만에 탈출, 국제사회에 IS의 만행을 고발해왔다.
무라드는 "나에게 정의란 우리에게 이런 범죄를 저지른 모든 다에시(IS의 아랍어식 약자) 대원들을 죽이는 게 아니라, 그들을 법정으로 보내 죄를 인정하고 벌을 받는 장면을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지디족, 특히 성노예 피해자들에게 아직 정의는 오지 않았다"며 법적 처벌을 촉구했다.
무라드는 또 "모든 나라가 집단 학살과 성폭력에 맞서 싸울 것을 호소한다"며 "우리는 집단 학살을 끝내고,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으며, 피해자를 위한 정의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라드는 "한 개의 상이나 한 개인이 이런 목표를 성취할 수는 없다. 우리는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IS와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야지디족 마을의 재건을 도와달라는 호소도 잊지 않았다. AP에 따르면 야지디족이 살던 마을은 대부분 수복됐으나, 아직도 수만 명의 야지디족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무라드는 내전으로 집단 성폭력을 당한 여성 피해자를 도운 콩고민주공화국의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63)와 함께 지난 5일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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