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복지대상자가 복지제도 자체를 모르는 것을 전반적인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로 꼽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종필 의원(자유한국당)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2017년 복지 분야 사각지대 축소 방안 마련을 위한 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9일 밝혔다.
보사연은 2017년 9∼10월 복지공급 주체인 시군구(200명)와 읍면동(400명) 복지 업무 담당자 6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했다.
지자체 복지담당자들은 복지제도 전반의 사각지대 발생 이유로 '대상자가 몰라서'를 46.2%로 첫손으로 들었다.
이어 '대상자 선정기준이 엄격해서'(22.0%), '대상자가 신청하지 않아서'(18.5%) 등의 순이었다.
구체적 복지제도별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 발생 이유에 대해서는 복지담당자의 52.2%가 '대상자 선정기준이 엄격해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대상자가 신청하지 않아서'(18.8%), '대상자가 몰라서'(17.8%) 등이었다.
기초연금의 경우 '대상자 선정기준이 엄격해서'(31.8%), 장애인연금은 '대상자가 몰라서'(31.5%)가 각각 가장 높았다.
장애인연금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져 적극적 홍보 등 대상자들의 인식률 제고를 위해 힘써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현행 사회보장제도에서 사각지대 문제가 가장 심각한 분야로는 공공부조(42.2%)를 꼽았다. 그다음으로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17%), 보조금을 통한 사회복지 사업(12.7%) 등을 들었다.
복지담당자가 인식하는 사각지대 문제가 심각한 연령층은 65세 이상 노인층(49.2%)이며, 그다음으로 중장년층(30.2%)으로 나타났다.
보사연은 복지담당자를 대상으로 집단 심층면접(Focus Group Interview)을 통해 공급자 측면에서 생각하는 사각지대를 좀 더 살펴봤다.
그 결과, 복지담당자들은 복지대상자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알면서도 신청하지 않는 이유로 '자녀 등 가족이 피해를 볼 수 있어서', '복지 낙인과 수치심으로 인해', '급여 신청부터 심사, 수급까지의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려 힘들어서'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의 경우는 주로 대상자 선정기준의 엄격성과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점 등을 이들 복지제도를 알아도 신청하지 않는 이유로 들었다.
복지 서비스 수요자들이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로는 개인 정보 제공(가족 관계, 학력, 부채 등) 때, 복지급여 신청부터 심사, 수급 등 전체적인 과정, 지역 사회서 수급자로 공개되는 데에 대한 두려움 등을 꼽았다.
윤 의원은 "송파 세 모녀 비극과 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복지제도 전반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로 사각지대 축소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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