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전통의 명가'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에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초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짙다.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의 방문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한수 삼성 감독은 "힘이 모자랐다"고 담담히 한 시즌을 돌아봤다.
삼성은 승률 5할에서 5승 모자란 54승 3무 59패로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맞았다.
치열한 중위권 혈투에서 5위 LG 트윈스보다 1경기 뒤진 6위로 9월 대공세를 준비했다.
그러나 9월 4일 정규리그가 재개된 이래 12승 1무 13패로 반등에 성공하지 못해 7위로 떨어졌다. 8일 현재 성적은 66승 4무 72패다.
그 사이 8위 KIA 타이거즈는 17승 12패를 올려 5위로 점프했고, 7위 롯데 자이언츠도 14승 13패를 거둬 삼성을 추월하고 6위로 도약했다.
LG와 삼성의 5위 싸움은 시즌 막판 KIA와 롯데의 대결로 바뀌었다.
삼성 전력분석팀의 한 관계자는 "200m 막판 스퍼트를 앞두고 우린 50m밖에 달리지 못했다"며 경쟁팀과 중위권 싸움을 이어갈 힘이 모자랐다고 인정했다.
김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후 전열을 재정비하고 덤빈 9월 4일 이래 많은 승수를 쌓지 못해 가을 야구를 접어야 할 처지다.
소득이 없진 않았다. 타자나 투수 모두 작년보단 한 뼘 이상 성장했다.
김헌곤은 풀타임 2년째인 올해 타율 0.295를 치고 70타점을 올리는 타자로 컸다. 자유계약선수(FA)로 삼성에 이적한 지 2년째를 맞이한 이원석도 93타점을 올리며 중심 타자 몫을 했다.
장필준·최충연·우규민·심창민으로 구성된 필승 계투조도 생겼다.
워낙 초반에 많이 진 탓에 연패에 빠지지 않고자 허덕이며 불펜을 운용했던 작년과 달리 김 감독은 올해엔 일본인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와 상의해 계산대로 마운드를 운용했다.
전력이 향상된 덕분에 삼성은 작년보단 자주 승리를 맛봤다. 가을 야구를 바란 팬들의 기대엔 못 미쳤지만, 55승 5무 84패로 -29에 달하던 승패 차는 올해 -6으로 줄었다.
김 감독은 "남은 2경기도 이겨 -4로 승패 차를 좁히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2011∼2014년 한국시리즈를 4연패 한 삼성은 왕조 시대를 뒤로하고 2016∼2017년 연속 9위로 처져 체면을 구겼다.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삼성은 조금씩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변모하고 있다. 힘이 부족해 경쟁에서 낙오한 올해의 경험을 선수들이 확실하게 깨닫기를 팀은 바란다.
삼성은 11월 2일 일본 오키나와 현에서 시작하는 시즌 마무리 훈련으로 내년 준비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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