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슈퍼컬렉터 "VR까지 동원해 대중과 작품 공유 이유는"

입력 2018-10-10 06:00  

프랑스 슈퍼컬렉터 "VR까지 동원해 대중과 작품 공유 이유는"
중국미술 컬렉션 DSL 설립자 실바인 레비, 키아프 참여차 방한
"미술은 사회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거울…한국 작가들도 살펴보는 중"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폐막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를 찾은 각국 슈퍼컬렉터 중에는 프랑스인 실바인 레비도 있었다. 지난 30여년간 컬렉터로 산 레비는 2005년 중국 현대미술 전문 컬렉션인 DSL컬렉션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DSL은 아이웨이웨이, 정판츠 등 거물부터 송위엔위엔을 비롯한 젊은 작가까지 다양한 중국 현대미술을 망라한다.
DSL컬렉션이 돋보이는 지점은 e북과 디지털 매거진을 넘어 VR(가상현실)까지 활용해 소장품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작품을 훨씬 실감 나게 감상한다. 한때 선풍적 인기였던 온라인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에 최초로 미술관을 연 것도 DSL이었다. 개인 컬렉터가 막대한 돈을 들여 사들인 작품들을 최신 디지털 플랫폼까지 궁리해가며 대중에게 공개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4일 KIAF 대담을 막 끝낸 레비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산 작품을 공개하지 않고 혼자 '비밀의 정원'에서 감상하는 분들의 의사도 물론 존중합니다. 우리도 DSL컬렉션 설립 전까지 20여년간 그랬으니깐요. 그러나 중국 컬렉션을 시작하면서 일반인, 특히 중국인들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중국에는 현대미술관이 많지 않아서 작품을 보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디지털 감상과 공유라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낸 것은 레비 개인한테도 즐거운 일이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공유를 통해 사람들은 예술이 현대사회와 괴리하지 않고 사회 안에 살아있는 것으로 느끼더라"면서 "우리 웹사이트를 찾아온 이들은 예술을 더 가깝게 느꼈고, 일종의 커뮤니티도 형성됐다"고 전했다.
"디지털 환경 변화를 계속 반영하려고 합니다. 나중에 홀로그램이 대세가 된다면 홀로그램을 활용할 수도 있을 테고, 이밖에 어떠한 디지털 도구도 환영합니다."
DSL 컬렉션 규모는 매년 350점으로 제한되며 이 가운데 5∼10% 정도는 매년 교체돼 동시대성을 유지한다. 레비는 이를 '가지치기'와 미켈란젤로 '논 피니토'(non finito·미완) 정신이라고 불렀다.
고전주의 미술품부터 이탈리아 디자인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수집한 레비는 왜 중국 현대미술에 끌렸을까.
"예술은 사회를 보여주는 거울이며, 그중에서 미술이 가장 으뜸이죠. 중국 작품을 보면 지난 30여년간 중국에서 일어난 대변혁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히 중국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죠."
레비는 "한국도 1988년 올림픽 이후 지난 수십년간 굉장히 역동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라면서 "한국 작가들도 최근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술품 컬렉션을 '유한계층 취미' 정도로 바라보는 일부 시선에는 "미술을 비롯한 예술은 평범한 사람들도 '특별한' 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며 반박했다.
"세상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미술입니다. (컬렉션을) 단지 금전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둬서 바라보기보다는, 나를 좀 열 수 있는 계기로 생각했으면 합니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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