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기준치 128배'에도 결과 나오기 전 시중 유통돼 수거 못 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해 안전성 조사를 거친 총각무 3개 중 1개꼴로 살충제 등 잔류 농약이 기준치를 넘겼지만, 상당수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안전성 조사를 받은 총각무의 38.6%에서 잔류 농약이 기준치를 넘겼다.
이 같은 부적합률은 2014년 8.4%에서 2015년 21.6%·2016년 26.5%로 급증하더니 지난해에는 38.6%까지 늘어났다.
김 의원은 "더 큰 문제는 농식품부의 구멍 난 안전성 검사 시스템 때문에 잔류허용 기준치를 초과해 농약이 검출된 총각무가 시중에 그대로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유통·판매 단계에서 잔류 농약 검사를 하는데, 샘플 수거에서 검사 결과 도출까지 최대 7일이 걸린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살충제 농약 성분이 나와도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 해당 농산물이 시중에 유통돼 버린다는 것이 김 의원이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의 한 도매시장의 총각무에서 살충제인 '다이아지논'이 잔류 농약 허용 기준치 0.05ppm의 128배인 6.43ppm이나 검출됐다.
그러나 이들 총각무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시중에 팔려 한 개도 수거하지 못했다.
또 올해 4월 서울 강서구의 한 도매시장의 총각무에서는 살균제인 '카벤다짐'이 잔류 농약 허용 기준치 0.1ppm의 151배나 되는 15.1ppm이 검출됐다. 이들도 역시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모두 시중에 유통됐다.
김 의원은 "유통·판매 단계에서 특정 농산물이 잔류허용 기준치를 넘기면 생산지를 추적 조사해 회수·폐기해야 하지만, 지난 3년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총각무 349건 가운데 42.7%인 149건은 생산지를 식별하지 못해 회수·폐기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살충제 농산물 유통 사건은 단순히 일회성 사고가 아니라 정부가 구멍 난 안전검사 시스템을 방치해 발생한 사건"이라며 "지금이라도 모든 자원과 노력을 집중해 안전검사 시스템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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