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로펌 위장계열사 악용해 전관 로비…조사 착수해야"

입력 2018-10-10 15:39  

"대형로펌 위장계열사 악용해 전관 로비…조사 착수해야"
국세청장 "퇴직자 재취업 법 취지에 맞도록 운영할 것…개선안 마련"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이대희 기자 = 한승희 국세청장은 10일 위장계열사를 통한 대형로펌의 전관 로비가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에 "법 취지에 맞게 퇴직자 재취업 제도가 운용되도록 실태를 확인해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대형로펌 등의 전관 로비 꼼수에 대해 "조사를 벌여 범법 사실이 확인되면 고발해야 한다"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한 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관장으로서 전관 로비를 위한 재취업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열심히 챙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법무법인 세종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대형로펌이 '새끼' 회계·세무법인을 만들어 공직자윤리법 제한 없이 전관을 영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공무원은 연 매출액 100억원 이상인 법무법인·회계법인이나 50억원 이상인 세무법인에는 원칙적으로 퇴직 후 3년간 취업할 수 없다.
하지만 대다수 대형로펌이 위장계열사 회계법인을 만들고 연 매출을 40억 원대 후반대로 유지하면서 '갓 퇴직한' 공무원을 제한 없이 영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세를 주도한 국세청 직원을 영입한 로펌이 해당 사건에 소송을 제기해 세금 취소 판결에서 승소한 사례도 있었다고 권 의원은 주장했다.
권 의원은 "회계법인 세종에 전화를 해보니 법무법인 세종이라고 전화를 받았다"며 "율촌도 더택스라는 위장계열사를 세우고 공직자윤리법을 탈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퇴직해 성공 세무법인에 취직한 한 조세심판원 고위공무원이 최근 현직 조세심판관에 삼정KPMG가 대리한 사건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가 전관 로비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성공 세무법인은 삼정KPMG와 협력 관계인 파트너사로, 권 의원이 지적한 대형회계법인의 위장계열사 사례 중 하나다.
권 의원은 국세청 직원의 해외연수가 특정 대형 회계법인의 외국 지사에 집중됐다며 유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한 청장은 "현장 실무 차원의 수습으로 연수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적한 취지의 내용을 유념해서 깊이 있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ro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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