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해안지대 강제 대피령…원유·가스 생산도 타격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멕시코만에서 북상 중인 허리케인 '마이클'이 10일(현지시간) 메이저급인 4등급으로 위력을 키웠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마이클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플로리다 북부 파나마시티의 남서쪽 60마일(96km) 해상을 지나고 있다.
최고 풍속은 시속 145마일(230km)로, 4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강화했다. 풍속이 시속 111마일(179㎞) 이상이면 카테고리 3등급이 되는데 카테고리 3∼5등급을 메이저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된다.
마이클은 불과 40시간 만에 '열대성 폭풍'에서 '4등급 허리케인'으로 등급을 높인 셈이다.
플로리다 주도인 탤러해시의 앤드루 길럼 시장은 "너무 빨리 위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열대성 폭풍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4등급 허리케인을 맞게 됐다"고 우려했다.
마이클은 시속 14마일(22km) 속도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의 이동 속도와 경로를 감안하면 이날 오후 플로리다 북부 팬핸들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핸팬들 해안에는 최고 14피트(4.3m)의 해일이 예상된다. 해안 주택가를 침수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4등급 허리케인이 팬핸들 지역을 강타하는 것은 1851년 이후로 처음이다. 지난 2005년 3등급 허리케인 '네니스'가 팬핸들 지역에 상륙한 바 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기자회견과 트윗을 통해 "마이클은 플로리다를 강타하는 100년 만에 최악의 허리케인"이라며 "지금 당장 피난처로 몸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팬핸들 및 빈벤드 지역을 중심으로 약 380만 명에 대해 '허리케인 경보'가 발령됐다. 인근 앨라배마와 조지아 지역까지 강풍과 폭우가 예상된다.
플로리다 35개 카운티에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20개 카운티의 해안지대에는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 방위군 2천500명과 구조대원 1천여 명이 투입됐다.
전기·수도·가스 등 유틸리티 복구인력 1만7천여 명도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일대 지역의 관공서와 학교, 대학은 일제히 폐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플로리다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차원의 재정지원을 약속했다.
마이클의 영향으로 '유전 지대'인 멕시코만의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석유 기업들은 원유시설에서 인력을 대피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만 해안지대 원유 생산의 약 40%, 천연가스 생산의 33%가량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