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지 안 놓고 온라인 투표…"우리 언어로 부를 필요있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말 타결된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의 새 무역협정 명칭을 대체할 스페인어 이름 공모에 나섰다.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달 30일 공동성명을 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ㆍUSMCA)에 합의했다. 북미 3개국의 새 무역협정이 USMCA로 명명됨에 따라 1994년 발효된 나프타라는 이름은 2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0일(현지시간) 텔레비사 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USMCA를 대체할 스페인어 명칭을 선택해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프타 대신 새 무역협정을 USMCA로 명명한 가운데 이를 대체할 적절한 스페인어 이름을 선택해 달라며 온라인 투표를 시작한 것이다.
반 기득권 정치인으로 오는 12월 취임하는 암로가 450만 명의 팔로워를 상대로 온라인 투표에 부친 명칭은 'TEUMECA'(T.ratado / E.stados U.nidos/ ME.xico / CA.nada), 'T-MEC'(T.ratado / M.exico / E.stados Unidos / C.anada) 등 2가지다.
2가지 이름에는 모두 스페인어 'acuerdo'로 번역되는 '협정'(agreement) 대신, 조약을 뜻하는 스페인어 'Tratado'가 포함됐다.
두 명칭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3번 항목인 '해당 사항 없음'을 선택하면 된다.
암로는 "새 스페인어 명칭 공모 아이디어는 차기 정권을 대표해 현 정부의 나프타 개정 협상 과정을 참관한 헤수스 세아데 수석 대표에게서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USMCA는 영어 약자이므로 우리가 쓰는 언어로 이름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면서 "USMCA를 스페인어로 발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명칭 공모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그동안 대통령이 나의 의견을 물어본 적이 없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과 함께 "쓸데없는 말장난"이라는 냉소적 반응이 엇갈렸다.
그간 멕시코 현 정부 관리들은 새 무역협정을 USMCA로 그대로 부르거나 스페인어로 직역한 'AEUMC'(Acuerdo Estados Unidos-Mexico-Canada)로 명명해왔다.
한편, 이름 짓는 것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암로의 대략적인 유사점을 내포한 '후안 트럼프'를 암로의 별칭으로 고안해내기도 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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