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추석 대목을 앞두고 호주산 쇠고기를 한우로 둔갑시키는 등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거나 아예 하지 않은 업소들이 무더기로 당국에 적발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8월 27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제수·선물용 농식품 판매·제조업체 2만7천44곳을 대상으로 농식품 원산지 표시 일제 단속을 펼친 결과 거짓 표시 292곳·미표시 191곳 등 총 483곳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농관원은 "추석 명절 농산물 성수기에 외국산을 국내산으로 둔갑해 판매하거나 일반 농산물을 유명 지역의 특산물로 속이는 행위를 근절하고자 선물용 농축산물, 건강기능식품, 제수를 중점 단속했다"고 설명했다.
농관원은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292곳은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하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191곳은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다.
품목별로 보면 축산물이 돼지고기 146건, 쇠고기 64건, 닭고기 15건 등 총 225건으로 전체의 39.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배추김치 141건, 떡류 5건 등이 뒤따랐다.
농관원은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산이 국내산보다 저렴하고 소비자는 국내산을 선호해 속여 팔면 이익이 크기 때문"이라며 "최다 위반품목인 돼지고기의 경우 지난해 개발한 원산지 검정법이 지능적인 위반 사범을 적발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덧붙였다.
대구 A 축산과 B 식육점은 단속이 없는 주말과 밤에 값싼 외국산 삼겹살과 목살을 국내산으로 속여 각각 1t과 0.5t을 팔다 적발됐다.
인천 C 축산은 2016년부터 호주산 냉장 소고기 1천5㎏을 국내산 한우 양지 국거리라고 거짓 표시해 ㎏당 3만8천원에 팔다 덜미가 잡혔다.
농관원은 특히 염소고기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국내 염소 사육 농가를 보호하고자 염소고기 특별 단속을 벌여 총 9곳을 적발했다.
경기도 광주 D 음식점은 호주산 산양 2천500㎏을 염소탕으로 조리·판매하면서 메뉴판에는 '국내산'이라고 속이다 당국에 들통이 나기도 했다.
농관원은 "다가오는 김장철에도 소비자가 배추와 고춧가루 등 우리 농산물을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원산지 지도·단속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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