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국정감사서 이성자 '위작' 낙찰·소장 질타 이어져
미술관 "작가·유족 수집품 70% 상회…정밀 조사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한지훈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11일 소장품 8천164점 중에서 약 1천 점 이력을 조사해 진위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르토메우 마리 현대미술관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필요한 작품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미술관이 2003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사들여 소장한 그림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이 올 초 이성자 작품이 아닌 위작으로 조사된 점을 지적하면서 소장품 관리 부실을 질타한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현대미술관은 2012년 과천관 특별전에서 이 그림을 본 이성자 유족이 위작 의혹을 제기하자, 경매사가 제출한 작품확인서 등을 근거로 진작이라고 감정했다.
그러나 이성자 탄생 100주년 특별전 개막을 앞둔 지난해 미술관 내부에서 다시 위작 의혹이 제기됐고, 미술관은 개막 직전인 올해 2월 전문가 회의를 통해 위작으로 다시 판정했다.
유족도 2014년 다른 경매에서 같은 이미지와 크기의 그림을 낙찰받아 소장 중이다.
김 의원은 "(위작이) 과연 이 한 건만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있다"라면서 "8천 몇백 점을 아직 한 번도 보증서가 있는지, 사용승낙서가 있는지 (전수) 조사도 안 하고 처박아놓으면 미술관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오후 국감에서도 "미술관이 지금까지 뭉개다가 들통난 것 아니냐"라면서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강승완 학예연구실장과 류지연 소장품자료관리과장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강 실장은 2003년 문제의 그림을 구입할 당시 작품수집추천위원 6명 중 한 명이었다.
현대미술관은 이날 별도로 배포한 자료에서 "소장품 8천164점 중 작가와 유족으로부터 수집한 작품이 70%를 상회한다"라면서 "작품이력 조사가 필요한 작품은 이들이 아닌, 소장가·화랑·경매·관리전환 작품 등 1천점 미만"이라고 밝혔다.
이어 "2009년부터 소장품 조사 중이며 매년 100여점에 문헌, 실사, 인터뷰 등 이력 조사를 해오고 있고 2014년부터는 생존작가·유족에게도 계약시 작품확인서를 받아 관리 중"이라면서 "보다 정밀한 전수조사 완료에 최선 다하겠다"고 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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