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검·고래연구센터, 고래 유통구조 개선 세미나 개최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불법적인 고래고기 유통을 방지하려면 해양경찰이 고래고기 DNA 시료 채취를 전담하고, 수사 목적의 DNA 감정은 대검찰청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보가 울산지검 검사는 11일 울산대 산학협력관에서 열린 '제2회 고래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 합동 세미나'에서 '고래류 유통구조 개선 관련 법령 보완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홍 검사 발표에 따르면 의도적인 고래 혼획(그물에 걸림)에 대한 우려와 고래 사후관리 제도 강화 필요에 따라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가 지난 8월 27일 개정됐다.
개정된 고시는 ▲ 기존 '유통증명서'를 '처리확인서'로 변경 ▲ DNA 시료 채집과 제공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처리확인서 발급 금지 ▲ 처리확인서 유효기간 3년으로 제한 ▲ 불법포획 의심 고래류에 대한 해경의 유전자 분석 결과자료 요구 가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홍 검사는 그러나 "개정된 고시조차 DNA 채집이나 처리확인서 발급 등 고래 유통을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라고 지적하면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현재 수협조합장에게 부여된 DNA 시료 재취 의무를 해경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렇게 하면 전문성이 부족한 데다 채취한 시료를 고래연구센터로 발송해야 하는 번거로움 등으로 수협이 시료 채취를 기피하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고, 해경이 불법포획 여부 조사 단계에서 시료를 채집하면 시료확보율이 100%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수사기관이 고래 DNA 감정을 의뢰하는 대상을 현재 고래연구센터에서 대검이나 국과수로 확대한 방안도 제안했다.
고래연구센터는 감정 인력이나 비용 등 한계로 감정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이 때문에 수사기관이 압수한 증거품으로 범죄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현재 고래 1마리당 1장씩 발급되는 처리확인서를 해체된 고래가 담기는 수백 개 상자별로 발급하는 방안, 고래고기 불법 유통 사범에 대한 법정형을 불법 포획꾼에 준하는 징역 3년으로 상향하는 방안 등도 홍 검사는 제시했다.
홍 검사는 "해양수산부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래유통업자를 등록해 관리하는 것도 고래고기 유통시장에서 선량한 업자를 보호하고 불법 유통업자 개입을 방지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다양한 정책적, 행정적 개선 노력이 고래의 항구적인 생존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울산지검과 고래연구센터가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홍 검사 외에 손호선 고래연구센터 박사가 '고래류 유통구조 투명화 방안'을, 이종주 울산해경 경사가 '불법포획 고래류 유통방지 대책'을 각각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정부기관, 연구기관, 시민단체, 학계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울산지검은 고래고기 유통구조 투명화와 체계적 관리 방안 모색을 위해 지난달 13일에 이어 이날 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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