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종합지수 하루 5% 폭락……연고점 대비 27% 추락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증시가 11일 미국 증시 폭락의 여파로 큰 폭으로 추락하면서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2015년 대폭락장이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특히 2015년 대폭락 사태 때와 달리 지금은 중국이 '신냉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과 치열한 전방위 갈등을 겪고 있어 불안한 외부 환경이 중국 증시의 투자 심리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는 형국이다.
11일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2% 폭락한 2,583.46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를 기준으로 이는 2014년 11월 이후 근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하이종합지수의 이날 낙폭은 2015년 7월 이후 3년 만에 최대 수준이었다.
선전거래소의 선전성분지수는 6.07%로 낙폭이 더 컸다. 이날 선전성분지수는 7,524.09로 마감해 2014년 7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미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대세 하락장인 '베어 마켓'에 진입한 상태다.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52주 고점 대비 각각 27.98%, 35.77%나 폭락했다.
앞서 상하이종합지수는 2015년 6월 12일 5,178.19까지 치솟았다가 이듬해 1월 27일 2,638.3까지 추락해 49% 하락하면서 말 그대로 '반 토막'이 난 바 있다.
'중속 성장' 시대에 접어든 중국의 경기둔화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과잉 부채, 부동산 거품 등 문제가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일로를 걸으면서 중국 증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이 기존 예상을 넘는 경기 호조세를 바탕으로 기준금리를 더욱 높게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중국 증시가 다시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미중 금리 격차는 최근의 위안화 가치 급락 현상과 맞물려 대규모 외국 자본의 이탈 현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증시에는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내주 펴낼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관측마저 고개를 들면서 중국 증시의 투매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50대 50'"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한다면 이를 새 관세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이날도 추가 급등 양상을 보이며 중국 당국이 마지노선으로 보는 달러당 7위안선에 더욱 근접했다.
위안화 환율이 오르는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6.9432까지 치솟아, 위안화가 불안 양상을 보인 지난달 15일 고점(6.9587)선을 위협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4% 오른 6.9098로 고시했다.
이날 고시된 기준 환율은 작년 3월 15일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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