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스 우주선 추락 사고로 우주정거장 체류 교체 우주인 파견 '난망'
현재 임무중 우주인들 귀환하면 빌 수도…NASA "무인 운용에도 대비"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유철종 특파원 = 지난 1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발사된 러시아 소유스 유인 우주선 추락 사고로 인해 ISS가 18년 만에 처음으로 '빈집'이 될 상황에 부닥쳤다.
사고 우주선에 탑승한 러시아와 미국 우주인 2명은 다행히 탈출했지만 러시아 당국이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유인 우주선 발사를 잠정 중단하면서 현재로선 ISS로 우주인을 보낼 유일한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더버지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미 항공우주국(NASA)은 ISS에 우주인이 없는 상태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을 계속 유지할 방안을 마련하고자 고심 중이다.
NASA는 미 정부가 지난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한 이후 1인당 7천만달러(약 795억원) 이상을 주고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이용해 ISS에 자국 우주인을 보내왔다.
현재 ISS에는 지난 6월 도착한 NASA 소속 세레나 아운년, 러시아 우주인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유럽우주기구(ESA) 소속 독일 우주인 알렉산드르 게르스트 등 3명이 탑승해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들은 이날 ISS로 향하던 러시아 우주인 알렉세이 오브치닌, 미 우주인 닉 헤이그 등 2명과 교대한 뒤 자신들이 우주정거장으로 올라올 때 이용한 '소유스 MS-09' 우주선을 타고 오는 12월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었다.
체류 인원을 당장 교체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소유스 유인 우주선 발사가 재개될 때까지 이들이 ISS에 더 체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소유스 우주선이 우주에서 버틸 수 있는 기한은 200일 정도인데 ISS에 도킹돼 있는 소유스 MS-09는 연말이면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지 200일이 된다.
현재 ISS에 체류 중인 우주인들의 임무 기간을 연장하고 소유스 MS-09를 대신해 이들을 태우고 돌아올 새로운 무인 우주선을 ISS로 발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유인 우주선 발사 재개에 대비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애초 예정대로 12월 20일에 우주인 3명을 태운 우주선을 발사할 준비도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계획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12월 이후 ISS에 우주인이 체류할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는 상황이다.
90년대 후반 ISS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우주인 없이 비워둔 기간이 있기는 했으나 지난 2000년 11월 2일 이후부터는 ISS가 비었던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일단 NASA는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해 ISS를 '빈집'으로 비워둘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더버지는 전했다.
NASA의 ISS 운영 관계자인 케니 토드는 "우리는 ISS가 무인 운용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선택지들에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면서도 "우주인이 없는 상황은 우리가 언제나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우주당국인 로스코스모스도 ISS 무인 운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로스코스모스 집행이사 세르게이 크리칼례프는 12일 'ISS가 승무원 없이 운영될 수 있는가'란 자국 인테르팍스 통신의 질문에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정거장에는 무인 모드가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칼례프는 그러나 "그러한 상황을 피하고자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면서 "어쨌든 정거장은 유인 운영을 위해 건설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스코스모스가 ISS에서 근무할 차기 우주인 파견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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