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 사흘째…소득주도성장·탈원전 공방

입력 2018-10-12 10:38   수정 2018-10-12 12:41

국회 국정감사 사흘째…소득주도성장·탈원전 공방
법사·정무 등 9개 상임위 국감…산업위, 백종원 증인 출석
민주 "한국당 막장국감"…보수야당 "대통령, 국회 하인취급"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고상민 이신영 기자 = 국정감사 사흘째인 12일 여야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성과를 비롯해 탈원전 정책 등 정국 현안을 둘러싸고 가파른 대치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의 국회 작심 비판을 놓고도 이틀째 공방이 계속됐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9개 상임위별로 전체회의를 열어 피감기관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했다.
법제사법위의 법무부 국감에서는 10일 대법원 국감에서처럼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공세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법원의 잇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 이후 수사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민생사범 사건 처리는 미진한 것 아니냐는 일부 야당 위원의 지적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가예산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고발장 접수 이후 심재철 의원실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도 야당 탄압이라며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제주 예멘인 난민 신청과 관련한 법무부의 난민정책과 '법무부 탈(脫) 검찰화' 등 검찰개혁에 관한 현안을 중점적으로 질의했다.
정무위의 금융감독원 국감에서는 한국당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금융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와 금융당국의 관치금융 행태를 물고 늘어진 반면 민주당은 이런 공세에 반격하는 동시에 보험사를 비롯한 피감기관에 대한 부실 감독 등을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선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너지전환 정책)을 두고 공방이 펼쳐졌다.
야당 의원들은 탈원전 정책 관련 핵심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인사 편향성 등을 추궁하며 공세를 벌였다.
반면 여당 위원들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정책 전환은 세계적 추세라며 방어막을 쳤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뜨거웠던 라돈침대에 대해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감에서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놓고 여야가 격론을 벌였다.
한국당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민생경제가 파탄 났다고 비판했지만, 민주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우리 경제를 선순환 구조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누적된 문제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방어했다.

용산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의 합동참모본부 국감에선 지난 10일 국방부 국감에 이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민주당은 이번 합의로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 위험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평가했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무인항공기(UAV)를 통한 북한군 정찰이 제한을 받는 등 안보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산업위 국감에서는 또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골목상권 살리기 위한 해법을 논의한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동탄중앙이음터와 화성 원동초등학교, 용인 느티나무 도서관을 잇달아 방문, 현장 시찰에 나섰다.




여야 지도부는 정부가 이날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비판 등을 놓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9월 고용동향과 관련, "예상했던 것보다 최악은 면한 것 같다"면서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데 당정간 긴밀한 논의와 소통이 있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떼쓰기와 정치공세로 막장국감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국감이 뒷전이고 정쟁국감만 일삼는 보수야당의 행태는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회도 기본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국감 첫날 대통령의 발언으로서는 대단히 부적절했다"면서 "국감 첫날 국회를 향해 '너나 잘하세요'라고 발끈하는 태도는 국감을 모독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한두가지가 아닌 마당에 대통령이 취해야 할 태도는 국민과 국회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국감은 헌법이 부여한 정부 견제 권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문 대통령은 국회를 하인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가 있는 국회와 정당을 존중해야 한다"며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상임위에조차 상정 않은 국회의 '직무유기'를 비판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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