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보고서…"R&D 투자 세계 최고인데 기술무역 적자"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미래 먹거리 산업의 핵심인 고부가·고도기술 분야의 해외 의존도가 높고 국내 부가가치 창출이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개발(R&D) 투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산학 지식 전달 수준이 낮고 기술무역수지도 선진국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신성장동력, 어떻게 찾을 것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계산업의 무역적자는 29억2천만달러, 그중 고부가·고도기술 부문인 정밀기계의 무역적자는 155억달러라고 밝혔다.
신성장동력을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공급자가 되려면 주력 산업의 원천 기술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국내 부가가치 창출력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뜻이다.
정밀기계 품목 수입 의존도는 일본 32.9%, 미국 27.4% 순으로 일본·미국산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국내 주력 산업 경쟁력이 저하해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면서 "미래 고부가 산업이 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개발된 신기술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가 2016년 4.23%로 세계 2위 수준이고 국내 연구에서 개발되는 특허와 SCI급 논문은 매년 늘고 있지만 기술의 사업화는 저조하다고 진단했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세계경쟁력 조사 가운데 산학 간 지식 전달 정도는 2018년 60개국 중 29위로 중위권에 그쳤다. 선진국들이 대부분 흑자를 보는 기술무역수지는 2016년 41억5천만달러 등 계속해서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울러 보고서는 "기술 혁신이 촉발한 직후에는 기술 개발 진입 비용이 많지 않지만 기술에 대한 기대가 커질수록 추격 기간, 진입 비용이 커진다"며 "한국의 벤처기업들은 실리콘 밸리의 투자 방향성을 참고해 세계적 흐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인구구조 변화, 교역 증대와 기술 발전, 환경 문제 강화 등 국내외 소비시장 변화에 따라 새로운 소비재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자본재 시장에서도 무역전쟁 확대 가능성, 글로벌 밸류 체인 변화 등으로 새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요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 개발,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새로운 글로벌 표준 확립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인 과학기술 기본계획이 여론이나 정치적 민감성에 흔들리지 않고 차질없이 이행돼야 한다"며 "정부의 R&D 정책은 민간과 시너지 효과가 큰 분야,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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