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조사 여부는 미정…'러시아 스캔들' 쟁점 트럼프 조사방식 놓고 '돌파구 마련' 평가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법률팀이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서면답변을 준비 중이라고 CNN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이 맞다면 그동안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핵심 인물이라 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사 방식을 두고 오랫동안 이어지던 특검과 트럼프 대통령측 간 줄다리기에서 일단 하나의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 특검의 질문은 주로 러시아와의 공모 의혹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양측은 특검의 초기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 측이 답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했지만, 해당 답변에 특검이 추가 질문할 기회를 얻느냐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지난달 "특검은 서면답변에 후속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원하지만, 법률팀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면조사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양측은 여전히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특검의 조사에 직접 증언할 의사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그의 법률팀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 도중에 위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해왔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지난 8월 NBC 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거짓말에 발목이 잡혀 위증혐의를 받을 수 있는 점을 우려해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두 (러시아와의) 공모가 없다고 말하는 데에도 내가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 같다"며 "하지만 논란을 끝내기 위해 필요한 일은 하겠다"고 밝혔다.
뮬러 특검은 2016년 대선을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러시아 측과 내통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관한 조사를 방해했다는 사법방해 의혹에 관해 조사 중이다.
특검은 지난 몇 달간 트럼프 대통령 대면조사를 추진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응하지 않을 경우 그를 소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특권'을 들어 특검 소환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으로 불리며 그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다가 등을 돌린 마이클 코언은 공화당을 떠나 민주당원으로 복귀했다.
코언의 변호인인 래니 데이비스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 마이클 코언은 민주당으로 돌아간다"며 "가족과 국가를 우선시하는 그의 여정에서 또 다른 진전"이라고 적었다.
데이비스는 이어 "코언은 현 정부의 가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래 민주당원이었던 코언은 2017년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재무위원장을 맡았던 카지노 재벌 스티븐 윈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공화당원이 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을 막기 위해 상대 여성들에게 '입막음' 용도로 돈을 건네는 등 선거자금법, 금융사기, 탈세 등의 혐의로 지난 8월 기소됐으며,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게닝'을 택했다.
그는 공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성추문 여성들에게 돈을 건넨 것이라고 폭로,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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