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쩌연구소, 경제자유화·정치민주화 등 주장했다가 '미운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자유주의 성향의 민간 연구소인 톈쩌(天則)경제연구소를 완전히 폐쇄할 방침이라고 홍콩 명보가 12일 보도했다.
지난 1993년 저명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마오위스(茅于軾) 등이 창립한 톈쩌경제연구소는 베이징의 한 주택가 아파트에 사무실을 두고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해왔다.
중국의 경제 자유화와 정치 민주화를 주장하는 이 연구소는 언론 자유, 법치주의 등의 민감한 주제로 세미나와 토론회 등을 자주 개최해 당국의 표적이 돼왔다.
지난 2012년에는 중국 정부가 톈쩌경제연구소의 연구소 허가를 취소했으며, 이로 인해 현재 이 연구소는 컨설팅 기업으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허위 정보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톈쩌경제연구소의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계정이 정부에 의해 폐쇄되기도 했다.
올해 7월에는 이 연구소의 사무실 임차계약이 2020년 종료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회사 측에서 중도 계약 종료를 줄기차게 요구하더니 연구소 사무실 문을 용접해 폐쇄해 버리기도 했다.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쉬장룬(許章潤) 칭화대 법학원 교수가 지난 7월 톈쩌경제연구소 웹사이트에 국가주석 임기제의 복원을 주장하는 글을 올리는 등 이 연구소는 중국의 '양심'을 대변해왔다.
중국은 지난 3월 국가주석의 임기를 2연임 이상 초과할 수 없도록 한 헌법의 임기 규정을 삭제함으로써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길을 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톈쩌경제연구소 산하 컨설팅 기업의 허가마저 취소해 이 연구소의 활동을 완전히 봉쇄할 방침이라고 명보는 전했다.
홍콩 언론은 "톈쩌경제연구소의 폐쇄는 개혁 성향의 잡지 남방주말(南方週末)과 염황춘추(炎黃春秋)가 당국의 탄압을 받는 등 중국에서 언론과 사상의 자유가 탄압받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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