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슨 목사, 주독 美대사 건넨 성조기에 입맞춤…폼페이오, 추가석방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지난 2년간 구금되면서 미국과 터키 관계를 악화일로로 몰아넣었던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50)이 구속 상태에서 풀려나 귀국길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런슨 목사의 석방에 거래나 양보는 없었다고 말하고, 그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대로 백악관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며 환영했다.
브런슨 목사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군기를 이용해 부인 노린과 함께 터키 공항을 출발한 뒤 급유를 위해 경유지인 독일의 람슈타인 미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리처드 그레넬 주독 미 대사는 비행기에서 내린 브런슨 목사 및 그 부인과 활주로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레넬 대사는 트위터에 "브런슨 목사와 그의 아내가 경유지인 독일에 온 것을 환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덕에 집에 거의 가까이 왔다"면서 "성조기를 건네자 브런슨 목사는 곧바로 성조기에 입을 맞췄다"고 적었다.
브런슨 목사는 독일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뒤 다음날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은 전했다.
백악관의 한 대변인은 브런슨 목사가 13일 정오께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브런슨 목사는 터키 정부로부터 쿠데타 배후로 지목받은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세력과 쿠르드 무장조직을 지원하고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2016년 10월 투옥됐다. 그는 지난 7월부터는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다.
그의 장기 구금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제재를 했으며 계속 풀어주지 않으면 추가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덩달아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올해 들어 40%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목사의 석방에 이은 출국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중간선거 유세 차 방문한 신시내티에서 기자들에게 "그는 비행기를 타고 있다"며 "그가 큰 고통을 겪었지만, 우리는 많은 사람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브런슨의 석방을 위해 부과한 제재를 해제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의 석방을 위한 거래는 없었다"고 말하고 그가 미국에 도착하는 날인 13일에 백악관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석방 결정 소식을 듣고는 트위터 계정에 "브런슨 목사가 막 풀려났다. 곧 집에 올 것이다!"라는 글을 모두 대문자로 올리며 크게 반겼다.
그는 이보다 앞서 석방이 임박해서는 "브런슨 목사를 위해 매우 애썼다"는 글을 올려 자신의 공을 자랑하기도 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터키 정부를 향해 다른 미국인 구금자들과 미국 국무부가 고용한 현지인 직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터키 내 미국 공관에서 근무하던 현지인 직원 2명이 현재 교도소에 갇혀 있는데, 이 중 한 명인 아다나 주재 미국영사관의 전직 직원 함자 울루카이는 이날 별도 심리에서 풀려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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