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조금 놀라긴 했지만, 더러 있는 일이라서…"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박성현(25)은 국내에서 경기에 나설 때마다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닌다.
13일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박성현의 경기에만 5천 명이 넘는 관객이 따라다녔다.
이런 인기를 누리는 박성현은 이날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8번 홀 그린에서 9번 홀 티잉 그라운드로 이동하던 박성현의 손목을 40대 여성 팬이 덥석 잡았다.
하마터면 다칠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박성현은 그러나 "더러 있는 일"이라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좀 놀라긴 했다"는 박성현은 "좋아해 주시는 팬이 많다 보니 생기는 일이긴 하지만 몸에 손을 대는 행동은 좀 삼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또 "한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 갤러리 관전 태도가 점점 좋아진다는 사실"이라면서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 소리도 정말 많이 줄었다"고 팬들을 옹호했다.
이날 버디 6개를 잡아내고도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를 곁들이는 바람에 공동 선두에서 3타차 공동 7위로 내려앉은 박성현은 9번 홀 더블보기를 못내 아쉬워했다.
9번 홀(파4)에서 박성현은 티샷을 페어웨이 한가운데 잘 보내놓고도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으로 보냈고 러프에서 톱볼을 쳐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트린 뒤 1.5m 보기 퍼트마저 놓쳤다.
박성현은 "50도 웨지와 피칭웨지 사이 거리가 남아 고민하다가 피칭웨지로 컨트롤 샷을 한다는 게 그만 두텁게 맞았다"면서 "세 번째 샷도 실수했고 무엇보다 보기 퍼트를 넣지 못한 게 뼈아팠다"고 말했다.
3번 우드로도 충분히 그린에 볼을 올릴 수 있었던 15번 홀(파4·247야드)에서 드라이버로 티샷했다가 그린을 훌쩍 넘겨 결국 보기로 마감한 것도 실수였다.
박성현은 "3번 우드를 힘껏 치는 것보다 드라이버를 살살 치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나빴다"면서 "그래도 9번 홀 실수가 더 아프다"고 덧붙였다.
"굉장히 힘든 하루였다"는 박성현은 그러나 "1언더파로 막았다는데 만족한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박성현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190m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 두 번의 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만들어내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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