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부상 이겨낸 역도 윤진희 "올림픽까지 한번 힘내 볼게요"

입력 2018-10-14 06:16  

[전국체전] 부상 이겨낸 역도 윤진희 "올림픽까지 한번 힘내 볼게요"
어깨 수술 이후 처음 나선 대회서 53㎏급 정상


(진안=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한국 여자 역도의 간판 윤진희(32·경북개발공사)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 이후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까지 아시아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윤진희지만 지난해 어깨 부상 이후 재활이 끝나지 않아 아시안게임 선발전 출전을 포기했다.
부상 후 수개월 동안 봉을 잡을 수도 없었지만 윤진희는 수술 이후 처음 나온 제99회 전국체육대회에서 13일 다시 한번 여자일반부 53㎏급을 정복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전북 진안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경기 이후 윤진희는 "수술하고 나서 7월에야 다시 봉을 잡고 짧은 기간 준비한 것이라 굉장히 힘들었다"며 "그나마 컨디션이 괜찮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윤진희는 인상(83㎏) 은메달, 용상(105㎏)과 합계(188㎏)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국체전에 나왔다 하면 인상, 용상, 합계까지 3관왕이 기본이었던 윤진희로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결과다.
하지만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 윤진희는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모두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어서 결과를 인정한다"며 "수술하고 잘 복귀한 것 같아 마음에 위안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날 윤진희가 경기하는 동안 남편 원정식(28·울산시청)이 관중석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아내의 선전을 응원했다. 원정식은 전날 먼저 가뿐히 3관왕에 올랐다.
같은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중학교와 대학교 선후배인 윤진희와 원정식은 2011년 결혼해 두 딸을 함께 키우고 있다.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달고 두각을 나타낸 윤진희와 늦게 대표팀 후배가 된 원정식은 번갈아 다친 탓에 전성기를 공유하진 못한 편이었다.
그러나 한 차례 은퇴했다 원정식의 권유로 복귀한 윤진희가 리우 올림픽 동메달을 수확하고 원정식이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두 선수는 이제 자타공인 한국 역도의 남녀 간판이 됐다.
이번 대회 동반 3관왕은 실패했지만 윤진희는 "한 사람이 잘하면 한 사람이 못하기도 하는 것"이라고 웃으며 "이제 같이 맞춰가야죠"라고 덧붙였다.
부부가 발걸음을 맞춰 함께 바라보는 곳은 2020 도쿄 올림픽이다.
윤진희로서는 어느새 서른을 넘기고 아직 회복이 덜 된 탓에 다소 조심스러워지기는 했다.
재활이 덜 끝난 윤진희는 "일단 컨디션을 보고 12월에 있는 국제대회에 나갈지 국내 대회만 뛸지 팀하고 상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오늘처럼 못 할 것 같다"고 짐짓 엄살을 부린 후 "도쿄 올림픽까지 한 번 화이팅해보는 걸로 할까요"라며 이내 웃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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