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북한 경제, 국제사회 제재 적응해 내구성 키워"

입력 2018-10-13 23:22  

문정인 "북한 경제, 국제사회 제재 적응해 내구성 키워"
"김정은, 자생적 경제 한계 넘으려고 개방 통한 경제발전 원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위해 북핵 문제 해결 원할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13일 "북한 경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응해 내구성을 키웠지만, 그 한계도 분명히 존재하며 비핵화에 이은 개방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로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에서 열린 홍콩지역 2018년 민족화해포럼에서 '남북정상회담과 평화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강희방 민화협 중국화남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김원진 주홍콩 총영사, 장흥석 민화협 중국협의회 상임의장, 백미순 민화협 상임의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문 특보는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방문한 평양은 상당히 활기를 띠고 있었으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응해 내구성을 키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북한은 당분간 엄청난 제재가 있더라도 그에 적응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평양 여성의 경우 한국 여성과 구별이 안 될 정도의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며 "상점에 가면 옛날에는 중국산이 많았으나, 지금은 북한산이 많아 비(非)내구성 소비재의 경우 수입 대체가 많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제재의 역사를 보면 외부의 제재가 그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고 말해 제재 일변도의 대북 정책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북한이 민간 주도의 자생적 경제발전을 꾀한다고 하더라도 그 발전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비핵화를 통한 개방으로 그 한계를 극복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이 '어려운 길을 왔지만, 퇴행은 없으며 이제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에서 변화를 향한 김 위원장의 의지를 잘 알 수 있다"며 "젊은 지도자인 김 위원장은 북한 인민이 잘 먹고 잘살기를 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특보는 비핵화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견해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그 차이를 좁힐 길이 분명히 존재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 길을 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과의 신뢰 형성을 위해서라도 종전선언이 필요하고 보상과 병행한 점진적 비핵화를 하겠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일괄 타결을 통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원한다는 점에서 입장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입장에 놓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정부도 비핵화 없이는 남북 경제협력이 어렵다는 점을 북한에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으며 북한도 이를 잘 알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특보는 재선을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핵 문제의 해결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다른 국제 문제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서 성과를 거두기를 원하고 있다"며 "재선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핵 문제의 해결을 치적으로 내세우길 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서 그의 대북 정책에 반대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되지만,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북핵 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그 해결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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