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한 달 앞으로…학원가엔 수험생, 절에는 학부모 신도로 붐벼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의 정취를 즐기는 시민들로 주말을 맞은 서울 도심 곳곳은 아침 일찍부터 곳곳이 북적였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마포구 월드컵공원 등에서는 마라톤 대회가 동시다발로 열렸다.
마라톤 참가자들이 맞춰 입은 단체복 덕분에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유방건강재단 주최로 '2018 핑크런'이 열린 여의도는 분홍빛으로, 롯데지주와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주최로 '2018 슈퍼블루 마라톤 대회'가 열린 상암동 일대는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서울시가 주최한 '2018 서울아리랑페스티벌' 마지막 날을 맞아 대규모 '판놀이 길놀이' 행사가 펼쳐졌다.
광장은 북과 장구, 꽹과리, 징 소리 등으로 메워졌고 이를 구경하는 시민들은 리듬에 맞춰 흥겹게 어깨를 들썩였다.
다섯 살 난 아이의 손을 잡고 길놀이를 지켜보던 안모(40)씨는 "별생각 없이 놀러 왔다가 아이에게 전통문화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아직 완연하게 단풍이 들지는 않았지만 듬성듬성 빨간색, 노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서울 시내 인기 등산로는 등산객들로 가득 찼다.
가족과 함께 청계산에 오른 김모(35)씨는 "일이 바빠서 지방으로 단풍놀이 갈 여유는 없어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산을 찾았다"며 "설악산만큼 절경은 아니겠지만 나름의 운치가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억새 축제가 열리고 있는 상암동 하늘공원은 일부 구간이 일렬로 줄을 서야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직장인 최모(28)씨는 "등산은 하고 싶지 않고, 가을은 즐겨보고 싶어서 억새를 보러왔다"며 웃었다.
이와 달리 수능을 한 달 앞둔 이날 양천구 목동과 강남구 대치동 등 학원가에서는 여유 넘치는 가을 정취는 찾아볼 수 없었고, 막판 스퍼트를 올리는 수험생들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유명 학원 내 강의실·자습실뿐만 아니라 인근 커피전문점마저도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로 붐벼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수능을 기다리는 마음은 수험생이나, 부모나 매한가지였다. 이날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수능법회 역시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아들과 딸, 손녀와 손자를 위해 기도하는 신도들로 가득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