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 동덕여대 침입 추정…CCTV 분석 등으로 신원 특정 주력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동덕여대 캠퍼스 등에서 남성이 자신의 나체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15일 해당 계정에 대한 로그 정보 등을 요청하는 압수수색영장을 미국 트위터 본사에 보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이날 오전 수사과 사이버수사팀이 이메일로 영장을 송부했으며, 여성청소년과와 형사과 강력계 수사인력은 이 남성의 신원을 특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달 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 들어가 강의실과 복도 등에서 나체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학교 안팎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해당 남성의 동선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건조물침입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 등의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개설된 이 트위터 계정에는 63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가 트위터 운영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정지됐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는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7천 동덕인 필리버스터' 행사가 총학생회 주최로 열렸다.
동덕여대 학생 400여명은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트위터 알몸남 강력처벌!'이라고 적힌 종이를 손에 쥔 채 "우리는 안전한 동덕여대를 원한다"고 외쳤다.
박종화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대학 강의실에서 알몸의 남성이 음란행위를 하는데 어떻게 학교는 아무 것도 모를 수 있느냐"며 "학생들이 민원 넣고, 청원 올리고, 언론에 알리는 사이 학교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학생들은 본관 앞에 마련된 단상 위에 차례로 올라 마이크를 붙잡고 학교의 무책임한 대응을 비난하고,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필리버스터 발언을 청취하던 재학생 조모(21) 씨는 "처음에는 수치스러웠지만 나중에는 학교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에 화가 났다"고 말했고, 백모(21) 씨는 "학교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알아서 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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