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항의방문에 구급차로 '피신'…靑게시판에 국민청원도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비리를 저지른 사립유치원의 실명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학부모들의 공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명 공개된 유치원 중 한 곳인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있는 환희유치원 학부모들은 해명을 듣기 위해 지난 14일 유치원에 항의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2월 이 유치원을 감사한 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유치원 설립자 겸 원장 A씨는 교비를 숙박업소, 성인용품점에서 사용하거나 아파트 관리비와 노래방 비용 등으로 내는 등 약 7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7월 교육청으로부터 파면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파면되고 나서 총괄부장으로 지내면서 원장을 공석으로 두고 사실상 유치원을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학부모들의 방문에 미리 준비한 구급차로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환희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인터넷 '맘카페'에 글을 올려 "저의 잘못된 선택으로 아이가 받는 대가는 너무나 큰 것 같다"라며 "주먹구구도 이런 주먹구구가 없고 꼼수도 대단하다. 아이를 볼모로 너무하는 짓"이라고 토로했다.이날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환희유치원을 정상화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 게시자는 "잘못을 떠나서 당장 오늘도 아이를 유치원에 맡겨야 하는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며 "교육부 등이 나서 (환희)유치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에 개입할 수 있는 교육청 권한은 크지 않다"며 "현행 사립학교법과 유아교육법이 개정돼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7살 딸을 도내 한 사립유치원에 보내고 있다는 학부모 이모(37)씨는 15일 "유치원은 아이들이 첫 교육을 받는 시발점인 만큼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라며 "일부 유치원의 비위라고 하더라도, 학부모들이 믿고 보낼 수 있게끔 유치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 대책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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