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터키 수도 앙카라 시가 최근 터키 주재 미국 대사관 신축 공사 현장 거리의 이름을 '맬컴 엑스(X) 에비뉴'로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인디펜던트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새 미 대사관은 2020년 완공된다.
맬컴 엑스는 미국의 급진적 흑인해방운동을 이끈 인물로 통한다.
앙카라 시는 13일 낸 성명을 통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맬컴 엑스라는 이름이 앙카라 거리에서 생생히 살아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고 소개하면서 명칭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 방문 때 맬컴 엑스의 딸들과 만났다.
맬컴 엑스는 미국 역사에서 분열을 초래한 인물로 통하는 만큼 앙카라 시 당국의 이런 결정이 자칫 부정적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맬컴 엑스 때문에 반미정서가 촉발됐다는 시각도 있다.
앙카라 시의 이런 결정은 터키와 미국 사이의 갈등을 초래하는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양국 간 갈등은 지난 12일 터키에 2년간 수감됐던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 석방으로 일단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앙카라 시는 지난 2월 현재 미 대사관 밖 거리의 이름을 정치적 색깔을 띤 '올리브 가지'(Olive Branch)로 바꾼 바 있다.
올리브 가지는 터키가 시리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군사 작전명 가운데 하나다.
터키 정부는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분류하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이끄는 세력을 미국 측이 지지하고 있다며 미 행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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