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서 '한국-인도네시아 공공외교 대화' 개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국제관계 전문가들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 눈길을 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과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15일 오후 자카르타 시내 인도네시아 외무부 청사에서 '한-인도네시아 공공외교 대화'를 진행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사람 중심의 평화와 상생 번영의 공동체를 향하여'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선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한반도 정세 변화가 상당한 비중으로 다뤄졌다.
발제를 맡은 이호철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은 한반도가 반드시 핵무기에서 자유로운 평화의 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시각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은 보유 핵무기 해체보다는 미래의 핵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조치에 집중해 왔다"면서 "이는 워싱턴과 서울에서 회의론을 불러일으켰고, 다음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쇼프완 알-반나 코이루자드 국립인도네시아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북한의 주된 이해는 정권 유지에 있으며, (한반도) 평화는 두 번째에 불과하다"면서 "협상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런데도 우리는 한반도에서 전개되는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귀결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런 낙관적 전망이 이뤄지기 위해선 세세한 부분까지 조심스럽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북한을 믿는 것이 아니라 현재 북한이 처한 상황을 믿어야 한다"면서 "북한은 어떤 식으로든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안보적으로 더 위험해질 수 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민에게 약속한 경제발전 약속도 지킬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관련해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박상훈 공공외교 대사는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외교정책에서 매우 특별한 위치에 있다"면서 "오늘 대화를 통해 양국이 공통의 이해와 신뢰 속에 더욱 강한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사와 한국 측 전문가들은 16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의장국인 싱가포르에서도 '한국과 싱가포르, 그리고 아세안'을 주제로 '한-싱가포르 공공외교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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