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공화당 대통령들 그린 美화가 상상화…"트럼프가 전화걸어 칭찬"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 백악관에 걸린 한 장의 그림이 화제다.
공화당 소속의 역대 미국 대통령 9명이 클럽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술이나 음료를 한 잔씩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상상화다.
그림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링컨(16대) 전 대통령을 응시하며 그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다. 모두들 웃는 표정이다.
미국 미주리 주 카시지에 살고 있는 화가 앤디 토머스의 2008년 작 '공화당 클럽(The Republican Club)'은 원래 고품질 레이저프린터로 대량 인쇄돼 선물가게나 인터넷숍에서 팔리던 그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4일 CBS방송 인터뷰에 앞서 그의 집무실 옆 식당 벽에 이 그림이 걸린 게 TV 화면에 포착되면서 온라인 공간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저 그림이 어떻게 백악관까지 갔느냐"며 네티즌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대럴 아이사(캘리포니아) 의원이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사 의원은 자신의 초상화 제작을 계기로 가깝게 지내게 된 화가 토머스에게 어느날 전화를 걸어 "새 그림을 그렸던데 대통령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몇 주 후 토머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가 걸려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벌오피스에 아이사 의원과 펜스 부통령과 함께 있다. 당신이 그린 그림을 보고 있다. 나는 이 그림을 못 봤는데, 펜스 부통령은 매우 유명한 그림이라고 한다"면서 강한 호감을 보였다고 토머스는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그린 많은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 그림은 그렇지 않다며 3∼4분 간의 통화에서 찬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그림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는 제럴드 포드(38대) 전 대통령이 팔짱을 낀 채 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34대), 왼쪽은 리처드 닉슨(37대) 전 대통령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 전 대통령은 한쪽 다리를 의자에 올려놓은 자세다.
조지 W.부시(43대), 그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41대), 로널드 레이건(40대) 전 대통령도 등장한다.
토머스는 철저한 고증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이어트 코카콜라'를, 아버지가 술에 빠졌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위스키 대신 과일주를, 닉슨 대통령은 와인을 들고 있는 것으로 그려넣었다.
원래 닉슨 전 대통령은 카드를 손으로 덮고 있는 것으로 묘사됐는데, 평생 편집증에 시달린 그를 조롱하는 것 같아 와인으로 바꿔 그렸다고 토머스는 설명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행복한 그림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평소 미소가 자연스럽지 않아 이를 표현하려고 수많은 사진을 뒤져야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토머스는 원래 역대 대통령을 소재로 그림을 그려왔다.
민주당 출신 역대 대통령만 모아놓은 '민주당 클럽'이라는 버전도 있으며, 대통령들이 같이 카드게임을 하거나 당구를 치는 그림들도 있다.
'공화당 클럽'은 그의 웹사이트에서 판형에 따라 한 장에 155∼1700달러에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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