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시가 프랑스 국립도서관·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이 소장한 한글본 '정리의궤(整理儀軌)' 13책의 복제본을 국내 최초로 제작했다.
수원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채색본 1책과 프랑스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이 소장한 12책의 복제를 최근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정리의궤는 '현륭원 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화성성역의궤' 등을 한글로 정리한 의궤로 국내에는 없는 판본(板本)이다.
의궤란 조선 시대에 왕실이나 국가의 주요 행사의 내용을 정리한 기록을 말한다.
한글본 정리의궤는 총 48책 중 13책만 현존하고, 이 가운데 12책이 프랑스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에 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채색본 '정리의궤(성역도) 39'는 화성행궁도 등 수원화성 주요 시설물과 행사 관련 채색 그림 43장, 한글로 적은 축성(築城) 주요일지 12장 등 총 55장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화성성역의궤'에는 없는 봉수당도, 당낙당도, 복내당도, 유여택도, 낙남헌도, 동장대시열도 등이 수록돼 있어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프랑스가 소장한 한글본 정리의궤는 한국의 첫 번째 프랑스 외교관이었던 '빅토르 꼴랭 드 쁠랑시'(Victor Collin de Plancy·1835∼1922)의 수집품으로 12책은 국립동양어대학에 기증됐고, 채색본은 경매상을 거쳐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한글본 정리의궤 13책의 존재를 알게 된 수원시가 문화재청 등의 협조를 받아 자료확보에 나서 1년여간 프랑스 국립도서관·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과의 협의끝에 복제본 제작에 성공했다.
수원시는 대여를 요구했지만, 외규장각 의궤' 반환 이후 문화재 환수에 민감한 프랑스 측이 대여를 허용하지 않았다.
수원시는 한글본 정리의궤 복제본을 수원화성박물관과 화성사업소에 전시하고, 수원화성 복원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정조 시대와 수원화성 연구에 큰 힘이 될 한글본 '정리의궤'가 우리 시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발견되고 복제돼 기쁘다"면서 "수원화성의 가치를 빛내줄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글본 '정리의궤' 복제본은 18일부터 12월 16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 특별기획전 '수원의 궁궐, 화성행궁'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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