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현재까지 전국 대부분 '나쁨'…북서풍 강해지고 대기 흐름 정체 영향
(세종=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여름과 가을에 그림처럼 파랗던 하늘이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다시 뿌옇게 바뀌고 있다.
16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날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36㎍/㎥), 광주(40㎍/㎥), 대전(36㎍/㎥), 경기(43㎍/㎥), 충북(45㎍/㎥), 전북(44㎍/㎥), 경북(38㎍/㎥) 등 7곳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36∼75㎍/㎥)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의 경우 전날 오후까지 '보통'(16∼35㎍/㎥) 범위에 들다가 밤늦게까지 고농도가 이어지면서 이날 하루 평균이 '나쁨' 수준에 속했다.
서울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범위에 든 것은 지난 6월 25일 이후 113일 만이다.
이날 오후 2시 현재까지 하루 평균 농도는 서울(29㎍/㎥), 인천(19㎍/㎥), 세종(34㎍/㎥), 제주(35㎍/㎥)를 제외한 13곳이 '나쁨' 수준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국내외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축적되면서 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의 국외 요인은 대부분 중국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겨울에는 남동풍이 많이 부는 여름과 달리 중국 쪽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이 강해지면서 한반도가 미세먼지라는 불청객을 맞는다.
대기오염으로 악명이 높은 중국은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에 특히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다.
대기 흐름 탓에 겨울에는 공기 확산이 원활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미세먼지가 국내에 갇히는 경향도 있다. 겨울에는 대기오염 물질을 씻어낼 비가 적게 내린다는 점 역시 초미세먼지 농도에 악영향을 미친다.
최근 며칠 사이 대기오염 정도는 파란 하늘에 익숙해진 국민이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지난달 서울의 월평균 농도가 2014년 공식 측정을 시작한 이래 월평균으로는 가장 낮은 9.6㎍/㎥까지 내려갔다는 점에서 최근 고농도로 돌아선 초미세먼지는 특히 반갑지 않다.
정부는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환경부는 겨울철을 앞두고 앞으로 한 달간 전국에서 자동차 배출가스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중국과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생태환경부의 리간제 장관은 지난 6월 미세먼지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중국 정부는 초미세먼지에 대한 태도와 각오, 행동, 조치가 확고부동하다"며 대기 질 개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중국 대기오염은 에너지 체계를 비롯한 산업 전반과 연관돼 있어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 물질인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는 먼지 지름 차이로 구분된다.
입자가 작을수록 몸속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고 쉽게 빠져나오지도 않기 때문에 초미세먼지가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더 해롭다.
최근에는 초미세먼지도 간단하게 미세먼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