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정치쟁점 삼아 어려워"…보수단체는 "참석" 요구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은 1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과 탄신제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 시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거 39주기 추모식(10월 26일)과 101돌 탄신제(11월 14일)를 앞두고 보수단체들이 정치 쟁점으로 삼고 있다"며 "많은 고민 끝에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취임 직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바 있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보수단체들이 (독립운동가인 저의 할아버지를) 좌익이라며 매도하는 집회를 계속 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구미시장으로서 박 전 대통령 추모식과 탄신제를 당연히 갈 수 있지만, 시 보조금을 받는 보수단체가 이해할 수 없는 수준까지 나가버리니 입지가 좁아져 참석하기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병억 박정희 생가보존회 이사장 등은 최근 장 시장에게 추모식과 탄신제 참석을 요청했으나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40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박정희역사지우기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장 시장이 추모식·탄신제에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진보성향의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는 최근 "구미시장은 추모식·탄신제에 참석하고 보수단체와 토론하는 형식이 온당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구미참여연대와 구미YMCA 등 4개 단체는 "특정 정파의 정치적 행사로 전락한 추모제·탄신제에서 시장이 제사장 역할을 맡는 일은 중단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기념단체가 자율적으로 행사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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