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턱걸이한 디펜딩 챔피언…실패 속에서 희망 본 KIA

입력 2018-10-16 22:17  

5위 턱걸이한 디펜딩 챔피언…실패 속에서 희망 본 KIA
작년 '20승 듀오' 양현종-헥터, 올해는 23승 합작
20대 투수 대거 성장…투수 세대교체는 성과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김기태 감독과 KIA 타이거즈 구단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다음 목표는 왕조 건설"이라고 입을 모았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인 11회 우승에 빛나는 KIA는 21세기 들어 한 번도 왕조를 세우지는 못했다.
해태에서 KIA로 간판을 바꾼 이후 처음으로 2009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지만, 이듬해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 에이스 양현종과 주축 선수의 맹활약을 앞세워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KIA는 올해 중하위권에서 힘겹게 순위싸움을 벌인 게 고작이었다.
고질적인 불펜 불안은 올해도 여전했고, 그 충격파는 선발진에까지 영향을 줬다.
타선에서도 지난해 정점을 찍은 주전 선수들이 이번 시즌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나란히 20승을 거뒀던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 '원투펀치'는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양현종은 13승 11패 평균자책점 4.15, 헥터는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시즌을 마쳤다.
또 한 명의 외국인 선발투수인 팻딘은 거듭 부진한 끝에 시즌 중반부터 불펜으로 자리를 옮겨 6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6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여기에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잠수함 선발 임기영은 어깨 부상 여파로 8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6에 그쳤다.
KIA는 고육지책으로 42세 임창용을 선발로 돌리고, 2군에서 재활을 마친 윤석민을 뒷문에 불렀다.


임창용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5승을 거두며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책임졌지만, 윤석민은 8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6.75로 실망스러웠다.
타선에서는 지난해 타격왕 김선빈이 타율 0.370에서 0.295로 하락했고, 나지완의 타율도 0.301에서 0.271로 떨어졌다.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던 주전 선수의 개인 성적이 대체로 떨어지다 보니,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8월 중순 8위까지 추락했던 KIA는 후반기 젊은 선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면서 반등 계기를 마련했고, 롯데와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16일 열린 정규시즌 4위 넥센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6-10으로 패하면서 허무하게 한판 만에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KIA는 2-0으로 앞서가던 5회말 수비 실책 3개로 무너지며 2-5로 역전을 허용했다.
6회초 이범호의 2점 홈런, 7회초 나지완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지친 불펜진이 넥센 타선을 견디지 못해 7회말 4점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디펜딩 챔피언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한 시즌을 두고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냉정하게 말하면 실패에 가깝다.
대신 2018시즌 KIA는 마운드 쪽에서 20대 젊은 얼굴이 대거 등장해 성공적인 세대교체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우완 김윤동은 64경기에서 7승 6패 4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3.70을 거두며 KIA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했고, 좌완 임기준은 55경기 5승 1패 2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54로 왼손 타자를 꽁꽁 묶었다.


시속 150㎞ 후반 강속구를 보유한 '미완의 대기' 한승혁은 7승 3패 평균자책점 5.83으로 개인 최다승을 거뒀다.
여기에 올해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서 활약해 신인 자격을 갖춘 문경찬(3패 평균자책점 4.72), 황인준(3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96), 유승철(1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37) 우완 삼총사의 성장에서 내년 시즌 가능성을 봤다.
KIA의 2018년이 '도약을 위한 1보 후퇴'로 평가받으려면 2019년 성적이 중요하다.
아쉬움 속에 가을야구를 마감한 KIA에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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